"수사활동 진행 중…러시아 범죄 기록하고 증거 수집"
"주민·외국인 학대한 고문실 발견…명백한 증거 있어"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동북부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발견된 집단 매장지와 관련해 "러시아 군인들이 단지 재미로 매장된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 점령에서 해방된 하르키우주 지역에서 수사활동이 진행 중이다. 러시아의 모든 범죄는 기록되고, 증거도 수집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점령된 도시와 마을의 주민과 심지어 외국인까지 가둬두고 학대한 고문실 부지가 발견됐다"며 "특히 지난 3월 쿠피안스크 의대생인 스리랑카 시민 7명이 러시아 군인들에게 붙잡혀 지하실에 갇혔다. 하르키우주 지역이 해방된 후 구출돼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신 발굴은 이지움 인근 집단 매장지에서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440여개의 무덤이 발견됐다"며 "정확한 매몰 인원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 고문과 치욕적인 처우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가 이 모든 일에 반응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부차에서 저지른 행동을 이지움에서 반복했다. 이제 우리는 그 당시 하르키우주 지역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한 진실을 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이 이지움 근처를 조사할 그룹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그들은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무엇을 했는지 유엔 내 모든 사람들에게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론인들이 해방된 영토와 모든 인권 침해 장소에 완전히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전 세계가 러시즘(ruscism, 러시아 파시즘)이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도록 접근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우크라이나 이지움에 집단 매장된 시신 다수에서 고문과 학살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에 따르면 이지움 집단 매장지에서 440개 시신이 확인됐다. 많은 시신들이 목에 밧줄이 감겨 있고 손이 뒤로 묶인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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