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개입 없다는데…'간편결제 수수료' 어떻게 정하나

기사등록 2022/08/31 16:49:36

최종수정 2022/08/31 17:22:43

이복현 "수수료 직접 개입 안 하겠다"

당국, 연내 최종 공시방안 확정 목표

"원론적인 입장일 뿐…공시는 그대로"

"결제·기타 수수료 나눠 공시는 부당"

"평균 수수료 정도로도 비교는 충분"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금융당국이 간편결제 수수료 결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수수료를 공시하겠다는 입장 자체를 물러서지는 않자 공시하더라도 기존 업권과 비슷한 평균 수수료 수준으로 하기를 내심 바라는 눈치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빅테크·핀테크와 간담회를 갖고 "(간편결제) 수수료는 시장참여자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될 사안으로 감독당국은 이에 직접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추진 중인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방안과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는 빅테크(대형기술기업)가 금융시장에 진입해 과도한 이익을 챙긴다는 비판이 일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지난 2019년 9.3% 수준이었던 네이버의 금융업 매출비중은 지난해 14.4%로 올라섰고, 카카오도 2019년 4.6%에서 지난해 7.8% 수준으로 도약했다. 핀테크 기업수는 2017년 288개에서 지난해 553개로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은 같은 기간 3709억원에서 1조9843억원까지 불어났다.

당국은 올해 안에 결제 수수료 최종 공시방안을 확정하는 게 목표다. 지난 5월19일 결제 수수료 공시 작업반(TF) 킥오프 회의에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제 관련 수수료와 기타 수수료(일반 상거래 관련)으로 구분 관리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일률적으로 통일된 양식의 공시를 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수수료 공시가 원가 공개나 다름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 원장은 전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가라고 하는 건 개별 산정 요소가 어떻게 되고 이런 측면의 문제인데 수수료는 어떻게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지불하는 가격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물건·서비스를 사는 것"이라며 "그게 어떻게 지불되는 건지 알려달라는 측면이기 때문에 원가 공개라고 이야기하는 건 조금 과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전자금융업 관계자는 "원가 공개라고 했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카드사나 다른 업권도 그렇게 하면 모르겠는데, 유독 간편결제만 결제 수수료와 기타 수수료를 구분해서 공시하라고 하는 게 맞지 않다. 플랫폼 수수료는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이 대상인데 이들이 가격을 모르고 이용하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도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에서 예대금리차,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공시 등이 잇따르는 걸 지켜보면서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 자체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간편결제 업체들은 현재 카드사들이 평균 수수료를 공시하는 수준으로 공시방안이 확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계속해서 각 업권을 만나오기도 했고, (간담회에서 한 말은) 직전에 금융위원회가 금융규제 혁신 세부과제를 내놓은 것과도 발맞추기 위해 꺼낸 이야기로 보인다"며 "어떻게 보면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고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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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개입 없다는데…'간편결제 수수료' 어떻게 정하나

기사등록 2022/08/31 16:49:36 최초수정 2022/08/31 17: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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