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성규 유튜브도 걸렸다…불법 주류광고 5년간 6785건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유명 아나운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근무 중 음주를 묘사하거나 건배하는 사진을 인증하면 선물을 주는 등 불법 주류광고 적발건수가 최근 5년 간 70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부산해운대을·재선)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최근 5년 간 불법 주류광고를 하다 적발된 사례는 6785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1~8월 적발된 639건을 더하면 7424건에 달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국민건강증진법'을 근거로 TV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OTT 등 방송, 인쇄, 통신매체에 대해 주류광고 위반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음주를 권장·유도하는 행위, 운전이나 작업 중 음주하는 행위 묘사, 주류 판매촉진을 위해 경품이나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 모두 불법 광고에 해당한다.

불법 주류광고는 2019년 571건, 2020년 495건으로 줄었다가 2021년 1438건으로 2.9배 늘었다. 이어 2022년 1734건, 지난해 2547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는 8월까지 639건이 적발됐다.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주류광고 규정을 가장 많이 위반한 주류업체는 OB맥주로 총 684건에 달했다. 이어 GS리테일(386건), 대선주조(376건), 제주맥주(360건) 등이 뒤따랐다.

올해 불법 주류광고 사례를 보면 한 주류업체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MZ건배 샷에 필요한 준비물 싱하하이볼 피치, 유자레몬, 요즘 하이볼로 MZ 건배샷 도전'이라는 홍보글과 함께 추첨을 통해 편의점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한다고 적혀 있다. 경품 및 금품 제공 금지를 위반한 셈이다.

국내에서 유명한 사케와 전용잔 증정 이벤트로 음주를 권장한 사례도 걸렸다. SNS에는 '사케 감성 가득한 패키지와 귀여운 전용 잔 두 개 가 쏙. 이번 주말은 간바레 오또상 마시면서 홈자카야 즐겨보자' 등의 내용이다.

장성규 아나운서가 운영하는 유튜브는 근무 중에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처럼 묘사해 적발됐다. 해당 유튜브에는 '근무 중에도 마실 수 있는 거예요?' '일주일에 하루 회사에서 맥주 가능' 등의 대화와 자막이 삽입됐다.

'한잔으로 시작하는 진솔한 대화의 틈', '화기애애한 술 막걸리' 등 술이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을 올린 주류업체는 '음주 미화' 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치킨과 치맥을 연상하게 하는 광고 음악을 삽입했다가 적발된 주류업체도 있다.

불법 주류 광고가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없었다. 국내에서 집행되는 주류 광고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모니터링 후 시정 요청을 내린다. 개발원의 시정 요청을 무시한 주류 업체를 대상으로 보건복지부가 강제성을 지닌 시정 명령을 내리면 주류 업체들이 불법광고를 시정하는 구조다. 주류업체 입장에서는 광고 효과를 누린 후 수정하더라도 불이익이 없는 셈이다.

김미애 의원은 "국민건강증진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주류광고를 하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원인에 대한 정책적 분석이 필요하다"며 "불법광고에 대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시정 요청이 사실상 강제력이 없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바 제도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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