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노동자 우크라 러 점령지 파견으로 외화 획득 가능
미사일 등 첨단 무기와 핵능력 강화에 러시아 지원 역할
교역 재개 땐 석탄과 사치품 교역으로 제재 우회 가능성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북한이 최대의 수혜국이 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은 러시아 지원 우크라이나 반군 공화국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 건설노동자를 파견할 예정이다. 이는 북한에 소중한 외화수입원이 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또 북한에 첨단 무기도 지원할 수 있고 식량 등을 지원할 수 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가 채택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유엔 총회가 채택한 러시아 침공 중단 요구 결의안에 반대한 5개국 중 한 곳이다. 당시 북한은 미국의 "패권 정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초래했다며 반대했다. 지난달 북한은 도네츠크 및 루한스크의 독립을 세계최초로 공식 승인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가 즉각 북한과 단교했다.
미 허드슨 연구소 패트릭 크로닉 아태안보 석좌 연구원은 "북한은 푸틴을 지지해 제재를 벗어나고 민감한 기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자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따라 2019년말까지 모두 돌려보내도록 돼 있으나 여전히 3만명 가량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 제재 전 러시아에 가장 많은 노동자가 있었다. 러시아내 북한 노동자들은 임금이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탄 등 러시아내 다른 나라 이주노동자 임금의 30~50%밖에 안돼 인기가 높다.
러시아는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공화국을 유엔에 가입하지 않아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모스크바 주재 신홍철 북한 대사가 이달초 도네츠크 대표단을 만나 북한의 코로나 봉쇄가 끝난 뒤 북한 노동자들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평양 주재 알렉산데르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도 지난달 북한 노동자들이 도네츠크의 재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극동연방대학교 아르툠 루킨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 편을 들어 손해볼 일은 없으며 미국과 대화가 중단돼 있어서 미국의 화를 돋군다고 손해볼 일도 없다"고 말했다.
북러간 교류는 최고당국자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달초 러시아와 북한 지도자간 서신 교환이 있었다. 푸틴이 관계 강화 의향을 밝혔고 김정은 총비서는 양국 관계가 "적대 세력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에 맞서는 공동 전선"에서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이달 들어 코로나 방역 성공을 선언하면서 방역 제한 조치를 완화했다. 북러간 교역이 재개되면 러시아는 유엔 제재를 위반해 북한에 석탄과 사치품 등을 수출할 수 있다.
푸틴은 최근 안보 회의에서 북한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동맹국들에 첨단 무기와 군사 장비를 제공함으로써 "군사력 등 안보 구조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북한의 핵능력은 소련의 지원 아래 발전했다. 1990년대 핵연료 기술을 제공해 북한이 풀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했고 중거리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이용된 액체로켓 기술도 소련 기술에 기반한 것이다.
또 북한이 2019년 시험발사한 신형전술유도무기도 러시아 설계와 매우 흡사하다.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과 잠수함발사 미사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첨단 엔진기술 등 핵심 요소를 지원했을 수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 패트리샤 킴 연구원은 "북한과 러시아가 미국 주도 '서방 질서'와 제재에 맞서야 할 공통의 필요성이 있다. 양국간 유대 강화로 강대국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