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끼워야 하는 '유심'…e심은 폰에 내장돼 있어
온라인으로 신청하고 QR코드 내려 받으면 개통
비대면 개통 가능해 이통사 옮기는 번호이동 쉬워져
애플은 아이폰XS 부터…삼성은 갤Z폴드4·플립4만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다음 달부터 스마트폰 한 대 번호 2개를 동시에 사용하는 e심(SIM) 서비스가 시작된다. 추가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않아도 개인용과 업무용 번호를 구분할 수 있고 해외에 나가서도 유심(USIM)을 갈아 끼울 필요 없이 현지 요금제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2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e심 사용이 가능해진다.
'심'(Subcriber Identity Module, SIM)은 이동통신 단말장치에서 가입자를 식별하는 모듈이다. 범용인 '유심'(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을 단말기에 내장한 게 e심이다. 역할은 유심과 같지만 가입자 정보 등 이통사 프로파일을 별도로 다운 받아야 한다.
e심은 세계이통사연합회(GSMA) 주도 아래 2016년부터 표준화 규격이 발간됐고 2020년 말 기준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e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알뜰폰 사업자인 티플러스(KCT)만 2020년 7월에 가장 먼저 e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통3사는 스마트워치에 한해 2018년부터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 유심은 국내 중소 제조사가 만들고 있지만 e심은 해외 기업 기술을 이용해야 한다. 국내에 e심 제조 기술이나 특허보유 기업이 없어 해외 업체와의 제휴가 필요하다. e심은 단말기 안에 탑재해야 하는 만큼 일반 유심보다 크기가 작다. 현재 사용 중인 나노 심이 108㎟라면 e심은 16㎟ 수준이다.
e심은 유심과 달리 물리적 삽입이나 교체가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다. 이용할 이통사를 선택해 e심을 신청하면 이메일 등으로 QR코드를 전달한다. 이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개통이 완료된다. 비대면·온라인 개통이 가능해 이통사 이동이 보다 편리해진다. 기존에는 대리점에 방문해 유심을 새로 갈아 끼워야 했다.
비용면에서도 유리하다. 유심 가격은 7700~8800원이지만 e심은 2750원이다. 다만 스마트폰을 바꾸면 유심은 바꿔 끼우면 되지만 e심은 비용을 내고 다시 다운 받아야 한다. 현재 정부와 이통사는 프로모션으로 e심 가격을 받지 않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에 당분간은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원 단말은 애플 아이폰의 경우 2018년 출시된 아이폰XS 모델부터 이용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에서는 최근 선보인 갤럭시Z폴드4와 플립4부터 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갤럭시S20 시리즈부터 e심을 지원했는데 국내에는 서비스가 도입되지 않아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구입 시 이통사가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은 한 번호에서만 받을 수 있다. 선택약정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두 번호 모두 다 가능하다.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 구매 시 한 번 제공하는 혜택이지만 선택약정은 요금제에 적용하는 혜택이기 때문이다.
e심과 유심을 동시에 사용하는 ‘듀얼심’이 되면 스마트폰으로 두 개 번호를 쓰는 것이 쉬워진다.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일상용·업무용 등으로 용도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해외에 나갈 때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현지 요금제가 로밍보다 저렴하다. 이에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경우 현지 요금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신 사용하던 유심을 빼고 그에 맞는 유심을 끼워 넣어야 했다. 이는 한국에서 오는 전화나 문자를 수신하는 게 불가능하다. e심을 이용하면 유심을 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오는 연락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e심은 이통3사뿐 아니라 알뜰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티플러스 한 곳 뿐이지만 다음 달부터는 이외의 알뜰폰 사업자들도 e심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경우, 기존대로라면 이용 중인 통신사 두 곳 모두에 분실 신고해야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용 편의 제고를 위해 한 곳에만 신고해도 모두 분실 처리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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