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대형마트의 10원 전쟁이 이번엔 '치킨'으로 초점을 옮기며 치킨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들은 치솟는 물가에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로 다시 '10원 전쟁'을 시작했다. 2010년 대형마트들이 10원 단위로 민감하게 서로 가격을 낮추며 최저가 혈투를 벌인 것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이번 10원 전쟁은 이마트가 먼저 시작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계란, 우유, 휴지 등 40대 필수 상품을 '상시 최저가'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대형마트는 물론, 쿠팡 등 e-커머스업계를 모두 체크해 가장 싼 가격에 팔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후 다른 대형마트들도 곧바로 참전했다.
롯데마트는 고객 수료가 많은 생필품 500여 품목의 가격을 이마트를 포함한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혔고, 홈플러스도 물가안정 프로젝트 '홈플대란' 행사를 만들어 수 천 가지 상품을 파격 할인가에 판매했다.
이달에는 홈플러스가 반값 치킨을 출시하며 10원 전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홈플러스는 '당당치킨'(국내산 8호 냉장계육 1마리)을 6990원에, '두마리치킨'을 9900원(특정시간, 회원가)에 각각 출시해 고객 몰이에 나섰다. 지난 15일엔 말복 행사로 5000마리 한정으로 치킨 한마리를 5990원에 판매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일반 프랜차이즈 치킨의 4분의 1 가격인 5000원대 치킨이 나오자,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가서 구매하는 것)까지 빚어지며 사람들이 몰렸다.
당당치킨이 인기를 끌자 이번에는 롯데마트가 지난 11일부터 치킨 한마리반을 8800원(행사카드 결제 시)에 판매하는 '한통치킨'으로 맞불을 놨다. 지난 2010년 생닭으로 만든 5000원짜리 '통큰치킨'의 후속 버전인 셈이다.
'초저가 치킨' 등장에 중고 거래 사이트에선 대형마트 치킨을 웃돈을 붙여 판매하거나 줄을 대신 서주는 단기 아르바이트 관련 글까지 올라오고, 유튜버와 네티즌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이에 더해 이마트도 더 싼 가격의 치킨을 내놨다. 이마트는 오는 24일까지 일주일간 '(9호)후라이드 치킨'을 1마리당 598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가 매긴 5980원은 최근 일련의 대형마트 초저가 치킨 가격 중 가장 낮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은 8호 닭(중량 751g ~ 850g)을 쓰는 데 반해 이마트의 후라이드 치킨은 9호 닭(중량 851g ~ 950g)을 쓴다. g당 가격도 더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치솟는 물가에 대형마트 '초저가 치킨'을 구매하려고 사람들이 몰려들자, 업계가 앞다퉈 더 싼 치킨을 출시하고 있다"며 "생닭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이런 가격의 치킨은 마진율이 낮아 팔아도 남는 게 없을 수 있지만, 치킨을 구입하러 온 김에 여러 상품을 구매하는 분수 효과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대형마트들의 10원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 또 다른 변형을 일으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비자 발길이 끊겼던 오프라인 대형마트에 3년 만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만큼 업계의 '최저가 경쟁'은 온라인 장보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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