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올해 여름, 서울은 물에 잠겼다.
기록적인 폭우가 남긴 수해 피해 현장에서는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광복절 연휴가 있었지만 사람들은 쉬지도 못하고 복구 작업에 한창이었다.
주택 거의 대부분이 반지하로 구성되어 침수 피해를 입은 관악구 신사동엔 아침부터 군인들이 도로에 꺼내져있는 집기들을 치우고 있었다. 52사단 횃불여단 장병들은 한강 이남 지역책임부대로 수해 복구를 위해 지원나왔다고 밝혔다.
어디선가 익숙하지 않은 사투리가 들려왔다. 경남 합천군 건태마을에서 수해 복구 작업을 도와주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자원봉사단원들의 목소리였다.
이들은 “합천에서도 2년 전 집중호우와 합천댐 방류로 수해를 입었다”며 “그때 전국에서 달려와 준 봉사자들 덕분에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마음을 모르는게 아니라서 작은 손길이라도 보태고 싶어서 한달음에 서울로 올라왔다”고 전했다.
합천군 건태마을 자원봉사단원 중 한 명은 침수 피해를 입은 반지하방에 들어서며 “이 곳이 전부 침수된거냐”며“배수도 안됐을 것 같고, 물이 빠르게 찼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합천에 평생 살아서 서울에 이렇게 반지하가 많은 지 몰랐다”고 말하면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사당종합체육관을 들렀다.
체육관 절반 남짓 설치된 텐트에서 이재민들은 도시락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었다. 텐트엔 저마다 빨랫감들을 걸려있었고,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까 조용하고 적막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또 다른 침수피해 지역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으로 이동했다. 시장은 복구 작업으로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았다. 한 옷가게에선 수해 속에서 건진 상품들을 팔고 있었다. 인근 주민센터에서 만난 민방위 대원은 “여기 사계시장은 어느 정도 복구가 됐지만, 동작구에 아직 복구하지 못한 곳이 많다”며 “계속 지원을 하고 있지만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또 다른 수해 피해 현장으로 이동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굴삭기를 동원한 피해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취재진을 본 한 상인은 “기자님 왜 이제야 왔냐”며 “이곳을 취재하러 온 기자님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상인은 휴대폰으로 찍었던 당시 상황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여기 보시라 내가 찍은건데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서 5일을 내리 물을 빼내고 이제야 남은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쪽에 있는 노래방은 어르신이 운영하는데 아직 집기도 못뺐고 여기있는 음식점은 그냥 포기하고 문도 못여는 상황이다”고 “이 상황을 많이 좀 알려서 도와달라”고 말하며 다른 가게를 도와주러 가야한다면서 이동했다.
비가 내린 8일부터 2주가 다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아직 물이 차있는 곳도, 복구가 진행 중인 지역도 넘쳐난다. 대책 수립과 빠른 복구로 수해를 입은 모든 사람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