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20조원대 한국산 무기 구입 계약
北 정권 수립 직후 수교…외교관계 지속
폴란드, 북한에 기계와 전기 설비 수출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한국산 전투기·전차·자주포를 대거 구입한 폴란드 정부가 북한과 외교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달 27일 한국산 FA-50 경공격기 개량형 48대를 비롯해 K2 전차 980대와 K9 자주포 648대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20조원대로 알려졌다.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위기감을 느꼈고 이에 따라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산 무기를 구입했다.
이번 무기 수출은 한국과 폴란드 간 관계 구축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양국은 1989년 11월1일 수교했고 2013년 10월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란 양국 간 평화를 모색하고 역내 문제는 물론 국제 현안과 대외적 전략까지 함께 논의하며 협력하는 관계다.
한국과 폴란드는 무기를 공동 생산한 이력도 있다. 양국은 한국의 K9 자주포 차체와 폴란드산 포탑을 결합시킨 크랍 자주포를 공동 생산한 바 있다.
이처럼 폴란드가 한국과 관계를 맺고 있지만 북한과의 관계 역시 유지하고 있다.
폴란드는 냉전 시기 공산주의 진영에 속해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양측은 북한 정권 수립 직후인 1948년 10월16일 수교했다. 1950년에 양쪽에 대사관이 개설됐으며 1956년과 1984년에 김일성이 직접 폴란드를 방문했다.
1989년 폴란드가 체제를 전환하고 한국과 수교를 맺은 후 양측 간 인사 교류가 줄기는 했지만 이후에도 외교 관계는 유지됐다. 1995년 폴란드 좌파 정부 집권을 계기로 인사 교류가 재개되고 외교 관계가 복원됐다. 교역 협력 협정, 과학 기술 협력 협정 등이 유효한 상태다. 폴란드는 북한에 기계와 전기 설비를 수출하고 있다.
다만 폴란드 전문가들은 정부가 북한과 무기 관련 교류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폴란드의 한반도 전문가 니콜라스 레비 폴란드과학원 조교수 겸 보임연구소 연구원은 3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북한이 잇따른 핵 개발과 도발로 인해 폴란드와 교류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은 주요 무기 생산국이지만 자국 기술을 합법적으로 수출하는 게 금지됐기 때문에 폴란드와 군사적 교류를 할 수 없다"며 "북한이 핵으로 세계를 위협하는 것을 멈춘다면 북한과 폴란드의 경제 관계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