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4차 접종률 10.4%, 50대 접종률 3.4%
돌파감염에 백신 효능감↓… 정부 정책도 안일
개량백신 도입 계획 밝혀 "접종 미루자" 확산
국민들 중증 경각심 낮아…60대 尹도 최근 접종
"4차접종 이득 크다는 데이터 내줘야…근거 부족"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재유행 국면에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백신 4차 접종을 독려 중이지만 접종률은 더디게 오르고 있다.
방역 당국이 백신 정책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지 않은 데다 메시지 혼선을 일으켜 자초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전체 인구 대비 4차 접종률은 10.4%다.
전국민 4차 접종률은 50대 4차 접종 시작 전인 지난 14일(8.9%) 대비 1.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4차 접종률은 지난 19일 9.3%→20일 9.4%→21일 9.6%→22일 9.7%→25일 10.1%→26일 10.3%로 좀처럼 증가 속도가 붙지 않는 모습이다.
50대 4차 접종이 시작된 지 열흘이 흘렀지만, 50대 누적 접종자는 29만4455명에 그쳤다. 50대 인구 대비 접종률은 3.4%에 불과하다.
4차 접종 참여를 망설이는 기류가 감지된다. 최근 돌파감염이 늘어나면서 백신 효능감이 낮아진 게 일차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에 걸리다보니 접종 이득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4차 접종 정책을 안일하게 수립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메시지 때문에 접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4차 접종자를 늘리기 위해 50대와 성인 기저질환를 접종 대상에 포함시켜놓고, 일주일 만에 개량백신 도입을 서두르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지난 21일 라디오 방송에서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개량백신을 언급하며 "8월이나 9월쯤 백신이 나온다고 한다. 백신이 나오게 되면 가장 빨리 우리나라에 공급해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지난 25일 연내 mRNA 백신 도입 물량 약 6000만회분 전량을 개량백신으로 도입할 수 있게 계약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대응 능력이 개선된 개량백신이 조만간 도입된다는 일련의 메시지는 당장 접종에 참여하지 않고 개량백신 도입 때까지 접종을 미루겠다는 여론을 부채질했다.
질병청은 지난 26일 "중증 예방이 있는 기존 백신으로 4차 접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체없는 접종 참여를 당부했지만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개량백신 도입을 얘기하는 건 모순적"이라며 "6000만명분을 전부 개량백신으로 (도입)한다는데 그것도 담보할 수 없다. 미국에서 승인됐다고 우리나라에 준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나"라고 꼬집었다.
개량백신이 언제 개발돼 국내에 도입될 수 있을지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데 4차 접종을 늦추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들이 접종 필요성을 느끼도록 만드는 노력이 부족하기도 했다.
당국은 최근 유행을 주도하는 BA.5 변이와 관련해 전파가 빠르고 면역 회피력도 크지만, 중증도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중증에 대한 경각심이 높지 않으니 중증 예방을 위해 접종에 참여하라는 정책이 먹혀들기 쉽지 않았다.
정부 인사들이 4차 접종을 선도하는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60대인 윤석열 대통령조차 50대 접종 확대를 발표한 지난 13일에야 4차 접종에 나섰다. 70대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8일 4차 접종을 받았다. 60세 이상 4차 접종이 시작된 지 석 달이나 지난 후였다.
애초 정부가 4차 접종의 효과를 설득력있게 제시하지 못한 것이 저조한 접종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 교수는 "4차 접종의 이득과 위험도를 따져서 이득이 더 크다는 데이터를 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며 "정책의 논리와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4차 접종을 받으면 3차 접종만 받은 것에 비해 중증 예방효과가 50.6% 높아진다는 질병청 분석 결과를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앞서 4차 접종 대상군이 된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데, 이미 지난달 21일 질병청이 발표한 통계라 새로운 근거가 없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데이터를 활용해 다각적으로 정책 근거를 제시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백 교수는 "신규 입원 환자의 접종 차수만 확인해도 4차 접종이 입원할 확률을 줄여줄 수 있다는 데이터가 된다"며 "만들 수 있는 데이터는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방역 당국이 백신 정책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지 않은 데다 메시지 혼선을 일으켜 자초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전체 인구 대비 4차 접종률은 10.4%다.
전국민 4차 접종률은 50대 4차 접종 시작 전인 지난 14일(8.9%) 대비 1.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4차 접종률은 지난 19일 9.3%→20일 9.4%→21일 9.6%→22일 9.7%→25일 10.1%→26일 10.3%로 좀처럼 증가 속도가 붙지 않는 모습이다.
50대 4차 접종이 시작된 지 열흘이 흘렀지만, 50대 누적 접종자는 29만4455명에 그쳤다. 50대 인구 대비 접종률은 3.4%에 불과하다.
4차 접종 참여를 망설이는 기류가 감지된다. 최근 돌파감염이 늘어나면서 백신 효능감이 낮아진 게 일차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에 걸리다보니 접종 이득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4차 접종 정책을 안일하게 수립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메시지 때문에 접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4차 접종자를 늘리기 위해 50대와 성인 기저질환를 접종 대상에 포함시켜놓고, 일주일 만에 개량백신 도입을 서두르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지난 21일 라디오 방송에서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개량백신을 언급하며 "8월이나 9월쯤 백신이 나온다고 한다. 백신이 나오게 되면 가장 빨리 우리나라에 공급해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지난 25일 연내 mRNA 백신 도입 물량 약 6000만회분 전량을 개량백신으로 도입할 수 있게 계약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대응 능력이 개선된 개량백신이 조만간 도입된다는 일련의 메시지는 당장 접종에 참여하지 않고 개량백신 도입 때까지 접종을 미루겠다는 여론을 부채질했다.
질병청은 지난 26일 "중증 예방이 있는 기존 백신으로 4차 접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체없는 접종 참여를 당부했지만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개량백신 도입을 얘기하는 건 모순적"이라며 "6000만명분을 전부 개량백신으로 (도입)한다는데 그것도 담보할 수 없다. 미국에서 승인됐다고 우리나라에 준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나"라고 꼬집었다.
개량백신이 언제 개발돼 국내에 도입될 수 있을지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데 4차 접종을 늦추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들이 접종 필요성을 느끼도록 만드는 노력이 부족하기도 했다.
당국은 최근 유행을 주도하는 BA.5 변이와 관련해 전파가 빠르고 면역 회피력도 크지만, 중증도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중증에 대한 경각심이 높지 않으니 중증 예방을 위해 접종에 참여하라는 정책이 먹혀들기 쉽지 않았다.
정부 인사들이 4차 접종을 선도하는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60대인 윤석열 대통령조차 50대 접종 확대를 발표한 지난 13일에야 4차 접종에 나섰다. 70대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8일 4차 접종을 받았다. 60세 이상 4차 접종이 시작된 지 석 달이나 지난 후였다.
애초 정부가 4차 접종의 효과를 설득력있게 제시하지 못한 것이 저조한 접종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 교수는 "4차 접종의 이득과 위험도를 따져서 이득이 더 크다는 데이터를 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며 "정책의 논리와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4차 접종을 받으면 3차 접종만 받은 것에 비해 중증 예방효과가 50.6% 높아진다는 질병청 분석 결과를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앞서 4차 접종 대상군이 된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데, 이미 지난달 21일 질병청이 발표한 통계라 새로운 근거가 없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데이터를 활용해 다각적으로 정책 근거를 제시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백 교수는 "신규 입원 환자의 접종 차수만 확인해도 4차 접종이 입원할 확률을 줄여줄 수 있다는 데이터가 된다"며 "만들 수 있는 데이터는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