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한도 상향, 외국인 투자 비과세…경제위기 속 세수감소 우려

기사등록 2022/07/18 11:11:56

최종수정 2022/07/18 15:03:43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 600→800달러

외국인 국채 거래 이자·양도소득 비과세

법인세·보유세 이어 소득세 완화도 추진

필요한 정책에는 재정 투입 못할까 우려

재정건전성 주장하며 감세 '엇박자' 지적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정부가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를 늘리고 외국인 국채 거래 소득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 출범과 동시에 법인세와 부동산 세제 개편 등을 추진한 데 이어 계속해서 감세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복합 경제 위기 속에 잇따른 감세 정책으로 세수 감소 우려가 나온다. 나아가 감세 정책으로 나라 곳간이 줄어들며 정작 필요한 곳에 재정을 투입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적절성 논란도 제기된다.

18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관광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8년째 600달러로 유지 중인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를 800달러로 높이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어온 관광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1979년 외화 유출을 막고자 설정된 면세점 구매 한도는 1987년까지 10만원으로 제한됐다가 1988년 해외여행 자유화로 30만원으로 상향됐다. 1996년 원화에서 달러로 바뀌며 400달러로 책정됐다가 2014년 9월부터 60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가 우리나라 국채를 거래하며 얻은 이자와 양도소득세에 과세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국채금리와 환율이 계속 오르며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의 불안 흐름이 커져 외국인들의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다.

추 부총리는 "국채 수요 기반 확대, 국채 시장 선진화 등을 위해 비거주자·외국 법인의 국채·통화안정증권 관련 이자·양도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2.07.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2.07.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법인세 인하와 부동산 세제 개편 등을 추진한 데 이어, 세재를 합리적으로 개편해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높이겠다는 명목으로 계속해서 감세 정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 25%에서 22%로 3%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현재 수준으로 올렸던 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위해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기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45%로 낮춘다. 100% 적용하던 종부세는 60%로 하향 조정하되, 특별공제 3억원을 한시 적용해 기본공제를 공시가 14억원으로 끌어 올린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 기준을 현행 보유 주택 수에서 주택 가격으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제도에서는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면 기본 세율에 추가로 중과 세율이 더해진다.

정부는 월급쟁이 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행 소득세는 8단계 과세표준 구간을 설정해 구간별 6~45%의 기본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중·하위 과표 구간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 복합위기 상황 속에서 잇따른 감세 정책으로 세수 감소 우려가 제기된다. 복지지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감세정책이 세입 기반을 흔들면서 오히려 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올해 전체 국세수입(396조6000억원)의 26.6%(104조1000억원)로 추산되는 법인세를 인하할 경우 국세수입이 지금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보유세와 소득세 완화 정책 등이 더해지면 수조원대 세수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감세 정책으로 인해 나라 곳간이 줄어들면 정작 필요한 정책에 재정을 투입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적절성 논란이 야기된다. 아울러 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감세 정책이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 건전성을 높이려면 세입 기반이 튼튼해야 하는데 세금을 낮추는 게 모순"이라며 "인구 고령화나 전 세계적 산업·기술 패권 경쟁에서 정부 역할이 필요해 이에 맞는 세입 확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세제개편안 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세제개편안 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1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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