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복날 보신탕은 옛말…대구 칠성개시장 "옛날에 비해 훨씬 적어"

기사등록 2022/07/15 14:14:13

최종수정 2022/07/15 14:45:00

대구 칠성개시장, 개고기 관련업소 13곳 남아

상인들 "찾는 사람은 찾지만 옛날만큼은 아니다" 업종전환 대안

대구시, 업종전환 지원 방침에 찬성하기도

전국동물보호연대,"홍준표 시장 개식용 금지법 찬성"

[대구=뉴시스] 고여정 기자 = 초복을 하루 앞둔 15일 오전 대구시 북구 칠성개시장. 과거와 달리 다소 한산하다. 2022.07.15. rud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고여정 기자 = 초복을 하루 앞둔 15일 오전 대구시 북구 칠성개시장. 과거와 달리 다소 한산하다. 2022.07.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고여정 기자 = "장사가 잘 안 되긴 하지만 내일이 초복인데 평소보다는 바빠야죠. 작은 가게들은 다 문 닫고 몇 가게 안 남았어요."

초복 하루 전인 15일 오전 11시30분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시장으로 들어서자 '보신탕', '개소주' 등이 적힌 간판들이 눈에 들어온다. 매년 논란이 된 '뜬장' 등은 이곳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점심시간인만큼 보신탕 집 직원들은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고기에서 피를 빼고, 삶은 고기에서 살점을 바르고 있다.

하지만 개고기를 먹으러 온 사람들은 많지 않다.

개 시장 반대편 골목에 삼계탕 재료를 사러 온 손님들이 줄을 섰지만, 보신탕 가게들이 즐비한 이 거리에는 노인 몇몇 만 지나갈 뿐이다. 가게 안에서는 10명 남짓한 이들이 보신탕을 먹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시장에 나온 시민들은 개시장 근처를 지나가며 혹시나 반려견이 개고기 냄새를 맡아 불안해질세라 걱정한다.

칠성개시장에서 개고기 관련 가게를 하는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잘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60대 자영업자 이모씨는 "개고기를 찾는 분들은 다 나이가 있다"며 "젊은이들이 찾지 않으니 신규 유입이 없어 장사가 옛날만큼 잘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최근 동물보호단체 집회도 끊이지 않지만 40~50년 동안 해 왔던 건데 굶어 죽을 수는 없으니 계속하는 거"라면서 "보상만 해주면 바꾸려고 한다"고 털어놓는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완화된 올해 초복에는 매출이 오르기를 기대도 있다.



보신탕집 직원 김모(48)씨는 "코로나19로 작은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아서 남은 가게들이 그나마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줄어든 건 맞지만 몇몇 가게가 문을 닫아 남은 가게로 사람들이 몰리긴 한다"고 전한다.

이모(70·여)씨는 "초복이라 손님이 있긴 있다"며 "옛날에 비해서 장사가 안 되는건 사실이나 그래도 먹는 사람들은 꾸준히 찾고 있다"고 귀띔한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대구시의 업종전환 지원을 찬성하고 있다.

어느 보신탕가게 주인은 "오랫동안 해 왔던 건데 굶어 죽을 수는 없고, 보상해 주면 바꾸려고 하는 추세"라며 "먹고 살 수 있는 어떤 제도나 혜택 만 마련되면 찬성한다"고 한다.

반면 "업종을 전환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라는 업자도 있다.

이모(72)씨는 "골목이 다 보신탕을 하는데, 전부 다 오래했고 사장들 나이가 70세가 넘는다"면서 "이제 와서 업종을 바꿀 수 있을까 싶다"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에는 13곳의 개고기 관련 업소가 남아있다. 보신탕 업소 4곳, 건강원 9곳이다. 이 중 한 군데는 휴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국동물보호연대는 지난 13일 집회를 통해 "홍준표 대구시장의 개 식용 금지법 찬성 의견을 지지한다"며 "칠성개시장의 완전 폐쇄"를 요구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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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복날 보신탕은 옛말…대구 칠성개시장 "옛날에 비해 훨씬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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