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변이와 달라 '켄타우로스' 별칭…전파력·중증도 변수
국내 첫 확진자 해외 여행력 없어…지역사회 확산 가능성
BA.5에 켄타우로스 겹칠수도…"유행 규모·기간 더 커질듯"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변이 중 전파력이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켄타우로스' 변이마저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올 하반기 재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거주 60대를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결과 켄타우로스 변이로 불리는 BA.2.75 변이가 확인됐다.
해당 변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 중 하나로, 지난 5월26일 인도에서 최초 확인된 이후 불과 한 달 만인 6월27일 인도 내 점유율이 51.35%에 달할 만큼 빠르게 확산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인도, 영국,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호주, 일본, 네팔, 터키 등 10개국에서 119건이 확인됐다.
특히 이 변이는 인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에 36개의 변이를 보유하고 있어서 면역 회피와 중증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의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 수가 28개인 점과 비교하면 8개나 더 많다. '켄타우로스'라는 별칭도 기존 바이러스와 특성이 다른 점에 착안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 종족에서 따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주의 깊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내 확진자가 감염 가능 기간 중 해외 여행력이 없다는 점이다. 해외 유입과 달리 국내에서 변이 감염이 발생하면 이 확진자를 전파시킨 선행 확진자를 찾아 격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역사회 추가 전파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 확진자의 접촉자로는 동거인 1명, 지역사회 접촉자 3명 등 총 4명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 유행 후 BA.5가 점유율을 높이면서 재유행 조짐을 불러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7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2만7071명으로 직전 주 1만3219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켄타우로스 변이까지 가세를 하면 재유행의 속도와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인도를 보면 BA.5가 켄타우로스에 밀려나는 모습인데, 우리나라도 올 초에 BA.1과 BA.2가 겹쳐버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번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그럴 경우 예상보다 유행의 규모와 기간이 커지거나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3일 재유행 대응 방안을 통해 유행이 확산할 경우 진단 검사 역량을 확충하고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 '선별적'이라는 조건 하에 사회적 거리두기 재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당국은 변이의 확산과 중증도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질병관리청은 "BA.2.75 변이의 전파력 증가와 면역 회피 가능성이 예측됨에 따라 감시를 강화하고, 국내 발생 추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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