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0.5%p 인상 '빅스텝' 단행
차주들 대출 상환액 증가…가계 이자부담 가중
작년 8월 기준금리 인상 전 대비 1인당 114만원↑
[서울=뉴시스] 류난영 이정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가계 빚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가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전과 비교해 114만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가계부채 보유 차주 중 채무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차주의 비중이 늘고 있어 급격한 금리 인상시 가계 부채가 소비위축,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등 거시경제 건전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2조7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한 결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 만큼만 올라도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3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산출됐다. 월 평균으로는 1만4000원 늘어난다.
가계의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3조3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은 전체 이자 규모에 차주수(대략 2000만명)를 나눈 값이다.
지난해 8월,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 등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한 가운데 이번에 0.5%포인트 추가 인상에 나서면서 지난해 8월 이후 12개월간 늘어난 이자만 23조1000억원(3조3000억원×7)에 이른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14만1000원이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예정 이어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빚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남은 8월, 10월, 11월 각각 0.25%포인트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까지 인상될 경우로 가정하면, 16개월 간 이자만 33조원(3조3000억원×10)이 될 전망이다.
다만, 대출금리에는 가산금리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 가계의 이자부담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금리가 0.25%포인트(p) 올라갈수록 차주들의 원금과 이자를 더한 원리금 상환 부담은 큰 폭으로 뛰게 된다.
주택담보대출 3억원을 40년 만기의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렸을 경우, 금리 4% 적용 때 월 상환액은 125만3815원이 나온다. 월평균 이자액은 62만8815원, 총 이자는 3억183만1395원 규모다.
같은 조건으로 금리가 4.25%로 오르면 매달 상환액은 130만861원으로 늘어난다. 매달 갚는 이자는 67만5861원, 전체 이자는 3억2441만3087원으로 불어난다.
금리 4.5% 적용 시에는 월 상환액이 134만8689원으로 증가한다. 월평균 이자액은 72만3689원으로 뛰고, 총 이자액은 3억4737만485원 규모에 달하게 된다.
문제는 전체 가계부채 보유 차주 중 채무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차주의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차주 수는 올 1분기말 전체 차주의 6.3%로 전년말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취약차주가 보유한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전년말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취약차주 등의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과거 금리 상승기인 2016년 4분기~2019년 1분기 사례를 보면 정상차주 연체율은 거의 변동이 없었던 반면 취약차주 연체율은 1.9%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자산시장과의 연계성도 높아 자산 가격 변동 등의 여건 변화 시 가계부채의 부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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