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위협 농성' 인천 고시텔 거주자 2명, 징역형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인천 한 고시텔에서 건물주의 퇴거 요청을 응하지 않고 보상금을 요구하며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고시텔 거주자 2명이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재판장 오기두)는 현주건조물 방화 예비와 특수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A(50대)씨와 B(50대)씨에게 징역 1년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4월 17일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 있는 건물 6층 고시텔에서 출입구를 매트리스와 집기류, 냉장고 등으로 막아 놓고,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불을 지르겠다”며 출동한 경찰관과 소방관들을 위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건물주로부터 퇴거 요청을 받았으나, 보상금을 받으면 일부를 챙겨주겠다는 고시텔 운영자 C(50대)씨의 권유로 해당 고시텔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또 인근에 있는 노숙자들에게도 고시텔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후 건물주는 보상금을 요구하는 C씨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명도소송을 제기한 뒤 용역업체를 고용해 고시텔에 들어가려고 하는 노숙자들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C씨는 지난 4월 18일 오후 1시 39분께 112에 전화를 걸어 “조용히 있다가 억울해서 다 터뜨리려고 한다. 애먼 사람 죽이기 싫어서 전화했다. 명도소송 중인데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내가 폭발할 수 있는 것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위협했다.

그는 같은 날 1시 55분께 고시텔 창문 밖으로 다수의 경찰차와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한 것을 보고 발화물질을 뿌리면서 “강제로 들어오면 불을 지르겠다”며 협박했다.

결국 고시텔에 머물던 A씨와 B씨는 경찰과 대치한 지 하루 만에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C씨와 다른 거주자 D(60대·여)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7시 35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시텔 내부에서 C씨 등의 생활반응이 없자 소방과 합동으로 건물 내에 진입해 숨져 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출동한 경찰관 60여 명, 소방관 30여 명의 화재방지 등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A씨는 누범전과가 있는 점을 고려했다”면서도 “B씨는 몸이 불편해 범행 가담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편에 속한 것으로 보이고, 1998년 폭력행위로 벌금 20만 원을 선고받은 외에는 아무런 전과도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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