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 기념…'지금 이 순간'
갤러리 반디트라소 성북동 이전 특별 초대전
나무 채색해 작업한 새로운 나무 조각도 공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직 더 깨달아야 할 것이 많다."
한국 1세대 조각가 김윤신의 7년 만의 한국 개인전이 서울 성북로 갤러리 반디트라소에서 8일 개막했다.
라틴 및 스페인 미술 전문 갤러리 반디트라소가 삼청동에서 성북동으로 이전해 연 특별 초대전이다. 한국·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 기념 일환으로 기획됐다.
김윤신 조각가는 주 아르헨티나 한국 대사관 문화원 내에 김윤신 특별 전시관이 있을 정도로 중남미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모든 것들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 우주, 지구, 자연, 인간 그리고 하루 살이의 생멸 등 순간의 생멸을 표현한 '지금 이 순간' 시리즈 회화 작업과, 작가가 추구하며 하나(1)에 집중한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조각 시리즈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통나무든 돌이든 이리 베고 잘라 수많은 면이 생겨도 그것은 여럿이 아니라 하나 이고, 늘 하늘을 향하고 진리를 좇고 있다고 믿는 작가의 신념이 묻어 있는 조각 작업이다. 최태만 미술평론가는 "동양정신으로부터 출발한 김윤신 작업은 순간의 직관에 충실, 생성의 환희를 압축하고 있다"고 평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전시를 위해 내한한 87세 고령의 작가는 "하나(1) 그리고 찰나. 그것이 오늘 나의 생각"이라며 "지난 작업과 생각이 모여 오늘의 ‘지금 이 순간’이 됨을 깨달았다”고 했다.
"과거 나의 회화 작품 중에 점들이 선으로 연결되고, 때로는 멍이나 흔적처럼 뭉쳐 있는 표현이 있는데, 최근 내가 ‘모든 것이 찰나다’라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 그것이 오늘날 나의 작품의 주제인 대폭발(빅뱅)의 연결점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고 재료 수급이 어려운 때에 재활용 나무를 채색하며 작업한 새로운 나무 조각 작업도 선보인다.
김윤신 조각가는 1983년 상명여대 교수 시절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갔다가 광활한 대지와 풍부한 조각 소재에 매료됐다. 이후 아르헨티나에 정착한 그는 40년 간 조각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타국에서도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작가는 "오빠인 김국주 장군(별세, 상해임시정부에서 김구 선생을 모시고 항일독립운동을 한 전 광복회 회장)처럼 ‘독립운동을 한다는 정신으로 창작에 몰두했고, 외로움도 경제적 불안도 이겨냈다"고 했다.
'지금 이 순간' 을 전시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 작가는 "지금까지 작업해온 목조, 석조, 회화 등 약 1000여 점의 작품들이 후세에 어떻게 평가될 것 인가가 중요하다"며 "아직 더 깨달아야 할 것이 많다"고 했다. 전시는 8월7일까지.
김윤신 조각가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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