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레로'·'언어학' 통해 작업과정 공개
김보람 "춤이 새로운 언어 되길 희망"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안무는 물론 세계적인 록 그룹 콜드플레이와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자신들의 창작 과정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무교육적 댄스' 제목으로 그들의 대표작 두 편을 꺼내 든다. '볼레로'(2008년)와 '언어학'(2016년)이다. 안무법과 작업 과정을 공개하고 실연하는 프로그램이다.
6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무교육적 댄스' 리허설에서 김보람 예술감독은 "세상엔 많은 춤이 있다. 누군가는 흔들리는 나무를 보고 춤추는 것 같다고 한다. 저희는 이게 언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네 가지 동작을 뽑아 세상에 있는 모든 음악을 표현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동작들로 이날 기자들이 적은 음악 중 하나를 무작위 추첨해 멜로디 또는 비트에 맞춰 즉석에서 움직인다. 김 예술감독은 "음악이 어렵다"고 웃으며 "처음 듣는 음악을 바로 분석해 보여주는 건 도전"이라고 했다.
김 예술감독은 "음악은 녹음돼 있지만, 저희는 매 순간 소리에 반응해서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정해진 춤처럼 춘다면 춤의 생명이 없어지는 기분이다. 정해진 게 아니라 생생하게 감각적으로 반응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2007년 창단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초창기 작품인 '볼레로' 역시 안무를 위해 음악을 분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멜로디에 따라 선이 구불구불하게 또는 직선으로 뻗어나가고, 비트에 따라 동그라미 모양이 그려진다. 멜로디와 비트는 같은 형태로 반복되고, 절정의 엔딩까지 이르면 음악은 사라진다.
스포일러도 하나 넌지시 말한다. "무용수들이 소리를 지르면, 그 뒤로는 엔딩으로 가는 길이죠. 춤도, 빛도 원을 그리며 가운데로 모아 폭발하죠. 대자연을 보듯 춤을 보세요. 우주인이 봐도 재밌겠다 싶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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