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하루 100명 전사하면 짜게 굴진 않을 것…우크라 지원해야" WP

기사등록 2022/06/21 11:24:14

최종수정 2022/06/21 12:14:43

러의 우크라 침공은 서방 전체에 대한 공격

미 대테러전 21년 매달 15조원 지출했지만

2월 이래 우크라 지원 총액은 7조원에 불과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4개월째 접어드는 등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관심이 약화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이번 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만이 아니라 우리 전쟁이기도 하다. 그에 맞게 행동하라"고 지원 강화를 촉구하는 칼럼을 실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잘 지원해왔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우리가 상황을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이 전쟁을 저들의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전쟁으로 생각하고 그에 맞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가 침공한 것은 단지 한 나라에 불과하지 않다. 러시아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1945년 이래 구축해온 규칙에 근거한 국제 질서의 기반을 공격했다. 러시아가 침공에 성공하면 전세계 독재자들이 서방이 막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제멋대로 굴 것이다. 러시아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발트해 국가들을 어떻게 대하는 지를 보라. 이들도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과거 러시아의 일부인 적이 있었다. 중국이 대만을 어떻게 취급하는 지를 보라. 발트해 국가나 대만에 대한 공격이 일어날 경우 미국이 참전할 가능성이 크고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평화를 지키는 최선의 방안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략자들을 대패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푸틴은 물론 지구상 모든 허울좋은 독재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서방에 덤비지 말라는 메시지다. 지금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는 패배하지 않도록 하는데 급급한 수준이고 승리하는데는 충분하지 않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돈바스 핵심 전장에서 러시아군 10분의 1에 불과한 화력으로 맞서고 있다. 그대로 내버려두면 안된다.

미군이 전장에 있었다면 그렇게 짜게 굴진 않았을 것이다. 브라운대의 2001년 9월 11일 이래 전쟁비용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전쟁을 포함해 대테러전쟁에 3조달러(약 3869조원) 이상을 지출했다. (이는 제대 군인 복지와 국토방위에 사용한 수조 달러는 합산하지 않은 것이다.) 21년 동안 매달 120억달러(약 15조4776억원)을 지출한 꼴이다.

이에 비해 러시아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미국은 지난주 발표한 10억달러를 포함해 겨우 56억달러(약 7조2229억원)만의 안보 지원을 했다. 대외 원조로는 큰 액수지만 우리가 직접 치른 전쟁 비용과 비교하면 너무 적은 액수다. 미국이 직접 전쟁을 치른다면 2월부터 지금까지 최소 480억달러(약 61조9200억원) 이상을 썼을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침략자들과 "중화기 격차"를 좁히려면 155mm 곡사포 1000문, 다연장로켓 300대, 탱크 500대, 장갑차 2000대, 드론 1000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155mm 곡사포 126문, 고기동다연장로켓 4대, 장갑차 200대 피닉스 고스트 드론 121대를 지원했다. 우리 동맹국들도 나름대로 큰 기여를 했지만 모두 합해도 충분하지 않다.

미국은 탱크와 전투기는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F-16 전투기와 A-10 지상공격기를 보내지 않은 것은 물론 폴란드가 Mig-29 전투기를 지원하는 것도 거부했다. 예비역 공군 소장 데이비드 뎁툴라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는 여분의 MQ-1C 그레이 이글 드론이 200대에 달한다고 말한다.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한 이 드론은 돈바스의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미 정부는 단 한 대도 보내지 않았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사람이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빨리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해왔다"고 말했다. 그건 거짓말이다. 미국이 하루 100명 이상의 군인이 전사한다면(2차 대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더 많은 공군력과 기계화 장비와 대포를 투입할 것이라는데 전세계 모든 암호화폐를 걸겠다. 우리는 우리 군대에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진 않을 것이다. 지금 우크라이나에 하는 말이 그 꼴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의 목숨이 미국인들 목숨보다 못한가? 그래선 안된다.

바이든 대통령 정부와 지지자들은 변명을 한다. 러시아와 전쟁에 끌려들어가면 안된다. 우크라이나 주장만큼 상황이 위태롭지 않다. 너무 많은 장비를 한꺼번에 보내봐야 수용도 못한다. 러시아군이 우리 장비를 파괴하고 포획할 것이다. 미국도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 중화기를 옮기는데 시간이 걸리고 보급선을 구축하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양적으로는 러시아에 못미치지만 우리 장비가 질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만큼 많이 보낼 필요가 없다 등등.

모두 일리 있는 설명이다. 그러나 어느 것도 우리가 더 많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정책 입안가들은 자문해야 한다. "돈바스에서 미군 병사가 죽어나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그렇다고 러시아를 직접 공격하라는 건 아니다. 다만 러시아가 서방 전체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기에 충분한 자원을 제공해야한다는 뜻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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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하루 100명 전사하면 짜게 굴진 않을 것…우크라 지원해야" WP

기사등록 2022/06/21 11:24:14 최초수정 2022/06/21 12: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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