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3년물 10년만에 3.5% 돌파…3-30년물 역전(종합)

기사등록 2022/06/13 17:47:18

최종수정 2022/06/13 18:34:43

국채 전구간 또 연고점 경신

역사상 두번째 3-30년물 역전

기재부 "한은과 정책 공조 강화"

[워싱턴DC=AP/뉴시스]지난달 3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4.22.
[워싱턴DC=AP/뉴시스]지난달 3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4.22.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 물가 충격에 국내 채권 시장이 금융 위기 수준의 발작을 나타냈다. 3년물이 20bp(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하면서 10년 여 만에 3.5%를 돌파한데 이어 3년물이 30년물 보다 더 높아지는 등 장·단기 금리도 역전됐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CPI)지수가 예상치를 뛰어 넘는 수준으로 오르면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불거지는 등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239%포인트 오른 3.514%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10일 기록한 연중 최고기록(3.275%)를 넘어선 것이다. 이날 국채 3년물 금리는 장중 최고 3.527%까지 올라갔다. 국채 3년물이 3.5%를 돌파한 것은 2012년 4월 12일(3.50%)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장 마감 기준으로는 2012년 4월 6일(3.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도 0.116%포인트 오른 3.387%를 기록해 3년물 금리와 역전됐다. 3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역전된 것은 2012년 9월 11일 30년물이 도입된 이후 지난 이번이 역대 두 번째다. 지난 4월 11일에도 3년물이 30년물보다 0.04%포인트 더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역전된 바 있다. 30년물은 5년,10년, 20년물 보다도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단기물이 장기물보다 더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제 침체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5년물은 전장대비 0.227%포인트 오른 3.679%에서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일 기록한 연중 최고기록(3.502%)을 넘어선 것으로 지난 2012년 4월 6일(3.6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도 전장대비 0.159%포인트 오른 3.654%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3.7%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다시 3.6%대로 내려섰다. 장 마감 기준으로 2014년 1월 23일(3.656%)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0년물은 0.142%포인트 오른 3.546%를 기록했다. 2014년 5월 26일(3.55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3-30년물이 역전된 가운데 5-10년물, 5-20년물, 5-30년물도 역전됐다.
 
이날 국채 3년 물 금리가 장중 3.5%를 돌파하는 등 다시 최고 수준을 경신한 것은 예상치를 웃돈 미국의 물가지표 영향이다. 이로 인해 긴축 경계감에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8.6%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기록한 8.5%를 뛰어 넘는 수치로, 1981년 12월(8.9%)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전망치이자 전월치인 8.3%도 넘어섰다.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6.0% 상승해 예상치(5.8%)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에 대한 기대가 옅어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FOMC를 앞두고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종전 3.6%에서 40.3%로 크게 높아졌다.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59.7%로 나타났다.

예상을 뒤엎는 물가지표 발표에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미 국채금리도 급등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3.92% 상승한 3.16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8.95% 상승한 3.067%를 기록했다. 2년물 금리가 3%대를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 급등시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수급 측면에서도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국고채 2조2000억원 발행이 예정돼 있다.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기획재정부는 국채 시장에 대해 한은과 정책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안정조치에 나섰지만 국채 금리 안정에는 역부족이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후 긴급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열고 "오는 16일 발표되는 미국의 6월 FOMC 결과에 맞춰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필요시 관계기관 공조 하에 즉시 시장안정조치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채시장에 대해서 한은과 정책 공조를 강화하겠다"며 "오는 15일로 예정된 바이백(조기상환) 규모(2조원)를 확대하고 대상종목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주 미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뛰어 넘는 8.6%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기대가 옅어지고 긴축 경계감이 고조되면서 미 국채 금리 급등하자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국채 금리 급등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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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3년물 10년만에 3.5% 돌파…3-30년물 역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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