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결속 '흔들'…연패에 급성장 후유증
친문·비명 '책임론' 세몰이…넓은 '중간지대'
친문 홍영표·전해철 거론 속 '세대교체론'도
86 이인영 보폭 넓혀…김부겸 카드 급부상
[서울=뉴시스]정진형 이창환 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8월 전당대회가 다가오며 계파 분화에 대격변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를 거치며 구심력이 다소 약해진 친이재명계(친명)와, 주류 탈환을 노리는 친문 비이재명계(비명) 사이에서 관망하는 중립지대 의원들이 존재한다. 이런 계파 분화는 전대 레이스를 통해 '헤쳐모여'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대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한 계파가 주류로 발돋움할 것으로 관측된다.
친명계 결속 '흔들'…연패에 급성장 후유증
한 비명계 의원은 뉴시스에 "요즘 이재명 의원을 도왔던 사람 중에서 '사람 잘못봤나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며 "특히 인천 계양을 출마 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더라"고 전했다.
실제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이 지난 2일 MBC 라디오에 나와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출마 때 비판을 자제했다며 "그게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다"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지난 대선 때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을 지내며 언론 인터뷰와 SNS를 통해 이 의원을 총력 엄호해오던 고 의원이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자 친명계 내부는 격분했다. 고 의원은 비대위를 비판하지 못한 걸 후회했다는 뜻이라고 수습했지만 여진은 이어졌다.
반면 최측근인 '7인회'는 여전히 굳건히 뭉쳐있다. 좌장인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김영진, 김병욱, 김남국, 문진석, 임종성 의원과 이규민 전 의원은 '이재명 책임론'에 앞장서 방어선을 쳤다.
경선캠프 때 합류한 우원식, 안민석 의원 등 중진들과 옛 박원순계인 남인순, 천준호 의원, 이해찬계 조정식 의원 등도 주위를 지키고 있다. '신측근'인 박찬대 의원도 인천지역 초선 의원들과 이 의원의 계양 출마를 촉구하며 역할을 했다.
검찰개혁 강경파인 '처럼회'도 이 의원에게 우호적이다. 복당을 타진 중인 민형배 의원이 대표적 최측근이며, 김용민 의원도 '전당대회 룰' 개정 논의에 앞장서고 있다.
친문·비명 '책임론' 세몰이…넓은 '중간지대'
친문 중진인 홍영표 의원을 비롯해 강병원, 김종민, 신동근 의원 등 원내 친문계와 문재인 청와대와 내각 요직을 거쳤던 전해철, 황희, 박범계, 한정애, 권칠승, 윤건영, 한병도, 정태호 의원 등 다양한 구성이다.
여기에 대선경선때 이낙연 전 대표를 밀었던 설훈, 박광온, 홍익표, 이개호, 윤영찬 의원 등도 이낙연계(NY)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유학차 지난 7일 출국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환송하는 자리에 대거 모여 세과시도 했다.
정세균계(SK)는 김영주, 안규백, 이원욱 의원 등이 주축으로 '광화문포럼' 해체를 선제적으로 선언하며 당내 계파 해산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낙연계도 모임 해산을 선언했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뉴시스에 "모임의 해산 선언일 뿐이지 계파 친소관계는 달라진 게 없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86 운동권 그룹, '더좋은미래'는 친명계와 비명계에 각각 몸 담거나 중립을 지키는 모습이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우상호 의원도 양 계파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한 바 있다. 이 의원과 가까운 조응천 의원과 중진 이상민 의원, 박용진 의원 등은 소신에 따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문 홍영표·전해철 거론 속 '세대교체론'도
이재명 의원은 6·10 민주항쟁 35주년인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주의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마다 반민주주의 기득권 세력이 '경제 수호'의 가면을 쓰고 복귀를 노린다"면서 '민생'이 정치의 책무라고 했다.
사실상 당 노선을 제시한 셈이다.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에게 문자폭탄 자제를 촉구한 것도 관망하는 중립지대 의원들에게 '통합 제스쳐'를 보냈다는 해석이다.
비명계 친문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낸 중진 홍영표 의원과, 문재인 정부 마지막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3철' 전해철 의원이 양대 주자로 거론된다. 홍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때 송영길 전 대표에게, 전 의원은 2018년 경기지사 경선 때 이 의원에게 각각 분패한 것을 설욕에 나서는 명분도 있다.
다만 '세대교체' 주장도 나온다. 지난 9일 재선 의원 모임에서 집단지도체제와 함께 '1970~80년생' 의원들이 '새 리더십'이 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강병원, 강훈식, 박주민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86 이인영 보폭 넓혀…김부겸 카드 급부상
최근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이름이 비명계를 중심으로 당권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야권 험지인 대구에 꾸준히 도전한 상징성과 함께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향으로 이 의원에게 피로감을 느끼는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다는 평가다.
10일 나온 뉴스토마토 의뢰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는 김 전 총리(26.3%)가 이 의원(32.1%)과 차기 당권주자 선두를 다투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7일 전국 성인 1014명 대상 실시, 무선RDD 방식, 응답률 2.4%,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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