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성 安, 차기 당권도전 유력
호남서 수도권으로 지역기반 이전
"安, 당 체질 개선·신뢰 제고 활동"
외통위서 '신냉전 비전 제시' 전략
인수위 대거입각…당정 가교 장점
이준석 체제 공고…경쟁주자 즐비
"인정받고 점수 얻으면 기회 올것"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원내에 복귀했다. 안 의원은 제1야당과 제3당 대표로 근 10년을 보냈으나 여당 의정경험은 처음이다. 국민의힘 핵심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안 의원의 1차 목표는 차기 당권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당권 도전에는 당내 기반 약화 극복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대선 직전까지 국민의당에서 대선을 치르다가 3월3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국민의당이 국민의힘과 합당한 것은 4월22일이다. 국민의힘에 자신의 기반을 구축하고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가 안 의원 당권·대권 가도의 관건이다.
가장 큰 가시적 변화는 정치적 활동 무대다. 안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국민의당에 이르기까지 호남에 핵심 기반을 두고 정치활동을 해왔는데, 국민의힘에서는 주요 기반을 수도권에 둘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2년 뒤인 2024년 22대 총선에서도 경기 성남분당갑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지역구에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다소 격차를 벌렸던 안 의원은 '경기도 선대위원장'을 자처하며 수도권 유세를 폭넓게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 지방선거 후보들과 국회의원, 원외 당협위원장단과 교류가 다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 측 한 관계자는 "초선의원들이 아젠다를 설정해 토론하고 현안에 대한 답을 구하는 모임을 요청하기도 하는 상황"이라며 "(안 의원은) 중진으로서 '열심히 공부하고 현장에서 답을 구하는 국민의힘'으로의 체질 개선이나 국민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공적인 의정 복귀와 이를 통한 성과 달성도 필요하다. 안 의원은 19~21대의 연속 3선 의원이 됐지만, 시간으로 따지면 지난 2017년 4월 대선 출마로 의원직을 내려놓은 지 5년 만의 복귀다. 앞서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위원회에서 일했던 안 의원은 3일 원내지도부에 외교통일위원회 배정을 신청했다.
안 의원은 외통위 지망에 대해 2일 MBC 라디오에서 "지금 제일 중요한 세계적인 변화가 미국과 중국에 과학기술패권전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대선 국면부터 '미중 신냉전 속 미래 먹거리'를 지도자의 핵심 비전으로 강조해왔는데, 외통위에 들어가 이같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의원의 또다른 핵심 자산 중 하나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 경력이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組閣)에 인수위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추경호·박순애·이종섭·이창양·김성한·김태효·백경란 등 다수 인수위원이 입각하거나 대통령실 참모로 이동했다.
행정부가 주도권을 쥐는 정권 초반기에 내각·대통령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당내에서 소구력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정권 출범기에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윤핵관 뽑으면 예산폭탄 투하' 슬로건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수위원들이 대부분 행정부 공직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인수위원장 출신 안 의원이) 당정의 중요한 거중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 의원 본인이 국정과제 수립을 통해 국정 운영의 상을 그렸기 때문에, 이걸 뒷받침할 수 있는 당의 역할을 중요하게 이끌 수 있지 않겠나"라고 봤다.
치열해진 당권 경쟁에서 다른 주자들의 견제도 넘어야 한다. 안 의원과 매끄럽지 않은 관계로 알려진 이준석 대표는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선거 압승까지 이끌면서 당권을 확고하게 다졌다. 김기현·권성동 전현직 원내대표도 입지를 단단하게 쌓아올린 유력 당권주자다.
이 대표는 1일 "이번 선거에서 선대위원장 자리 제안이 있었는데 안 후보께서 사실상 거절하셨다"며 "그렇기 때문에 (향후에도) 당직을 주도적으로 맡으실지는 약간 의문"이라고 했다.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2일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와 안 의원의 당권 투쟁 가능성 질문에 "안 의원이 나온다고 해서 당대표가 되는 것도 아니고, 당대표를 하겠다는 사람이 안철수밖에 없는 것도 아니"라며 "아무 지표도 없는 상태에서 당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방해하는 옳지 못한 프레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바른미래당, 국민의당 등에서 안정적인 당내 리더십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안철수 대표'에 의구심을 가지는 당내 시각도 있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오신환 전 의원은 2일 CBS 라디오에서 "안철수 대표가 그동안 10년 이상 정치에서 거의 본인이 주인인 정당을 운영해왔다"며 "국민의힘에서 과연 세력을 구축해 가면서 당의 권한과 권력들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냐, 굉장히 지켜봐야 될 부분"이라고 봤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현직 당대표가 1년 이상 임기가 남았기 때문에 (당권 도전 여부는) 무의미하고 적절치 않은 얘기"라며 "안철수가 처음 3당에서 '2당 여당'으로 왔으니 어떻게 의정활동을 하는지 굉장히 궁금하실 거고, 많은 분들에게 인정받고 점수를 얻게 되면 당대표 선출이 도래했을 때 자연스럽게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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