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들던 한국산 코인 '루나'(LUNA)와 자매 코인 테라USD(UST)의 동반 폭락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투자자는 18만명, 보유 수량은 809억개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과 코인마켓 투자자 보호 대책 긴급점검' 당정 간담회에서 루나 사태 발생 전인 지난 6일 기준 국내 이용자수는 국내 이용자 수는 10만명, 보유수량은 317만개, 시가총액은 3300억원규모라고 밝혔다.
이후 루나-테라 두 코인이 폭락하기 시작한 열흘간 투자자 수가 급증해 18일 기준 총보유자 28만명, 보유수량 809억개로 집계돼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투자자수와 보유수량은 대폭 늘었으나 루나의 가격이 10만원대에서 1원 미만으로 폭락하면서 시가총액은 오히려 33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국내 가상자산 전체 시총 대비 0.08% 수준에 불과하다.
루나 보유수량은 국내외 거래소가 루나를 상장폐지하겠다고 공지한 13일 이후 급격히 늘었다. 금융위는 하락장 속 투기성 수요와 해외 거래소 물량이 국내 거래소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루나의 폭락이 연일 이어지면서 13일 오전 바이낸스가 루나에 대한 모든 거래를 종료한 바 있다. 이날 오후 바이낸스는 루나에 대한 거래를 재개(재상장)했다.
금융위는 해외 거래소 가격보다 국내 거래소 가격이 비싼 일명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루나에서 생겨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일 국내 사업자들은 루나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거래소 간 입출금을 제한해 해외 대비 높은 가격이 형성됐다. 12일 오후 5시 기준 루나는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143원을 기록했으나 국내 거래소 A사는 370원, B사는 3101원, C사는 4803원을 나타냈다.
13일에는 거래소들이 입출금 제한을 해제하면서 해외물량이 일시에 국내 유입증가했고, 국내 거래 가격도 하락했다. 이날 고팍스, 업비트, 빗썸은 거래지원 종료(상폐)를 발표했다. 현재 기준 고팍스와 업비트는 루나를 상폐했으며 빗썸은 오는 27일 모든 거래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이번 루나-테라 사태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 신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가상자산시장은 약세이며 미국, 유럽연합(EU) 등 각국은 규제강화 시사하기도 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테라USD(UST) 폭락과 관련해 "(루나-테라 사태는) 스테이블 코인의 위험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뱅크런과 같은 위험이 예상되기도 한다. 포괄적인 (규제)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상자산에 대한 관리·감독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에 국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법적 조치가 전무한 상황으로 이번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관련 투자자 보호 이슈가 가상자산 정책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요섭 금융위원회 FIU 제도운영기획관 국장은 "투자자 자기 책임 원칙을 강조하고 투자 경각심 제고를 위해 지난 20일 국내 5대 거래소는 홈페이지에 투자유의 경고문과 개별 거래소에서 거래 지원하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과 연동된 가상자산 명단을 공개했다"며 "거래지원 및 종료 등에 대한 절차, 운영 개선 방안을 업계 자율적으로 마련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국장은 "필요시 가상자산 관계부처 협의체 통한 공동대응과 더불어 향후 가상자산법안의 국회 논의과정에서 개선과 보완사항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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