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테라와 루나를 만든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가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며 테라 재건 제안에 재차 나서자 업계 거물들은 그를 향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권도형 대표는 17일 테라 블록체인 커뮤니티 아고라를 통해 '테라 생태계 재생 계획 2'를 게시하며 테라 블록체인 하드포크를 통해 새로운 블록체인과 새로운 코인을 발행하겠다고 제안했다. 앞서 전날 첫 번째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을 올린 뒤 하루 만에 두 번째 제안을 거버넌스 투표에 올린 것이다. 권 대표는 아시아 기준으로 오는 18일에 해당 제안을 거버넌스 투표(코인 홀더 투표)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테라-루나 투자자와 커뮤니티의 피해를 복구하고 새로운 코인 생태계를 만들겠다면서 '새 루나(LUNA)'를 만들자고 제시했다. 그가 제안한 계획에 따르면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하드포크해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자는 것이다.
기존의 테라 체인과 루나 코인은 각각 테라클래식, 루나클래식(LUNC)로 명명하고 새로운 블록체인 '테라'를 하드포크해서 기축 토큰 '루나'를 새로 발행하자는 생각이다. 18일에 거버넌스 제안서를 제출하고 오는 25일까지 필수 앱 개발자들을 등록한 뒤 27일부터 하드포크를 위한 네트워크 작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의 업그레이드 방식이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내는 것이며 새로운 블록체인이 하나 생겨나는 것이기에 당연히 해당 블록체인 내 암호화폐도 새롭게 만들어진다.
권 대표는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 코인 루나의 발행량은 10억개로 제한하고, 새로 발행된 루나는 루나클래식, 테러USD(UST) 보유자와 테라클래식의 필수 앱개발자들에게 에어드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테라폼랩스의 권 대표의 이런 제안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다. 코인 거물들은 그에게 비판을 쏟아내며 업계를 떠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은 테라USD(UST)와 루나 폭락 사태과 관련해 "폰지사기, 알고리즘, 이자농사 등의 헛소리와 같은 '실험'은 멈추라"고 주장하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트윗을 인용하며 "이에 대해 강력하게 동의한다"며 "'알고리즘 스테이블' 담보화되지 않은 스테이블 코인을 합법화하는 선전용어가 됐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부테린은 고래(대형투자자)보다 일반 투자자의 손해를 일단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도지코인을 만든 빌리 마커스는 권 대표에 "새로운 희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업계를 떠나라"고 했으며, 바이낸스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도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은 이뤄질 수 없다.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보통 달러와 같은 정부 발행 통화와 1대 1로 페깅(고정)돼 있다. 그러나 권도형 대표가 만든 테라USD(UST)는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자체 발행한 루나를 이용한 알고리즘을 채택해 달러와 가치를 연동해왔다. 일반적인 스테이블코인 발행 팀들은 1대 1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달러 채권이나 어음 등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한다.
지난 6일 이후 UST의 페깅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루나 또한 연쇄적으로 가격이 폭락하며 한 때 50조원이 넘던 루나의 시가총액 대부분이 증발했다. 이로 인한 투자 피해자들만 전 세계 단위로 있어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테라-루나 사태에 대해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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