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식 수류탄 테러 글' 올린 20대, 어떤 처벌 받을까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온라인 커뮤니티에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때 수류탄 들고 간다'는 글을 올린 네티즌이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실체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폭발물 사용 등의 소지가 있어 수사기관이 현행법 위반으로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최종적으로 처벌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20대 후반 남성 A씨를 충청북도 모처에서 서울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A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9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내일 취임식에 수류탄 테러하러 가실 분 구함"이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장난으로 올렸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향후 추가 조사를 거쳐 구체적인 혐의를 결정할 계획이다.

온라인에선 가볍게 올린 글을 두고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 자체는 과도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A씨는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추가로 글을 올리고 "장난스레 쓴 글인데 비약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후 온라인 상에는 "글 올린 것으로 입건되다니 황당하다", "검거할 사건이 맞느냐", "재미삼아서 한 말을 수사하면 이제 무서워서 댓글도 못 달겠다"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로 사건을 송치하더라도, 최종적으로 형사 처벌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피의자가 실제 폭발물을 준비하거나 직접적으로 협박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신민영 법무법인 예현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판단할 문제이나, 형법 제120조에 따라 폭발물 사용 선동죄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진지하게 살인을 계획했다거나, 폭발물을 실제로 설치한 혐의점 등이 보이지 않아 '장난'으로 볼 수도 있어 실제 송치돼도 검찰 단계에서 종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선동이라는 행위는 직접적으로 '하자'고 해야 성립된다. 갈 사람을 모집하는 정도로는 선동했다고 보기 어려워 처벌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협박 역시 직접 대상을 향해 '당신을 죽이겠다'고 말해야 성립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웅석 서경대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은 "형사법은 고의가 중요한데, 단순 장난으로 올렸는지 혹은 실제 그런 의도가 있었는지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볍게 올린 게시물이라도 특정인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된다면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때 수류탄 던질 사람' 이런 표현은 사람에게 해를 가하자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명시하고 있어 통제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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