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책거리 월드투어'는 책거리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다."
'책거리 전시'가 오스트리아 빈 세계박물관에서 지난 4월 21일 개막,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한국 오스트리아 130주년 전으로 마련됐다. 빈 세계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인 빈 미술사박물관산하의 박물관이다. 1891년 유럽 왕실 가문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가문인 합스부르크 황실의 컬렉션을 위해 새로 세운 박물관이다.
정병모 한국민화학교 교장(경주대 겸임교수), 베티나 존 비엔나 세계박물관 큐레이터, 한윤경씨가 기획했다. 공식 개막은 오는 17일 오후 6시다. 이날 오후 5시 정병모 교수의 '한국의 정물화, 책거리' 강연도 열린다.
이 전시에는 국내 현대미술작가 31명의 책거리 작품들을 선보인다. 20여 년간 전통민화와 책거리 모사에 힘써온 정성옥·김영식, 민화의 현대화를 추구하는 이화영, 문선영, 정재은, 김생아 등 24명을 비롯해 서양화가 홍경택, 곽수연, 김민수, 이두원, 한국화가 박대성, 디지털 아티스트 이돈아가 참여해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된 책거리를 전시한다. 한류스타 송민호의 작품도 소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병모 한국민화학교 교장은 "책거리는 유럽 왕실의 분더카머(Wunderkammer, 호기심의 방)에서 시작되었다"고 소개했다. "르네상스 이후 이국적이고 진귀한 물건을 수집하여 장식장에 진열하는 분더카머가 유행했고, 그것은 중국의 다보격(多寶格)에 영향을 주었고, 다시 조선에 와서 책거리로 정착되었다. 한국의 책거리란 정물화를 오스트리아에서 전시하는 것은 책거리의 원조인 유럽 왕실의 분더카머와 동쪽으로 전해져 한국화한 책거리를 비교하는 흥미로운 전시다."
특히 "조선시대에 유행했던 책거리는 조선의 멸망으로 시효가 끝난 것이 아니라 다시 현대에 우리 시대를 다각적으로 표현하는 도구로 거듭나고 있는 그림"이라며 "책거리는 최근 글로벌하게 알려지면서 K아트의 대표격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자부심을 보였다.
한편 '책거리 월드투어'는 2016년 9월 뉴욕 찰스왕센터를 시작으로 미국 순회전을 가졌다. 2020년 4월부터 프랑스 낭트 한국의 봄 축제, 프랑스한국문화원, 스페인한국문화원에서는 현대 민화작가의 책거리 작품을 중심으로 한 책거리 유럽 순회전을 열었다. 이번 오스트리아 전시회는 유럽 순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시는 11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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