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10일 취임식서 '국민통합·소통' 강조
[서울=뉴시스] 이지율 김승민 기자 = 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은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 의지로 요약된다. 윤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국회의사당 입구에서 행사장 단상이 있는 국회 계단 앞까지 약 180m를 걸어서 이동했다.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함께 단상까지 이동하면서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들과 일일이 주먹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지와 대통령 내외의 소탈한 모습이 강조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리무진은 오전 10시 53분쯤 국회 정문에서 멈춰섰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이춘석 국회사무총장이 차에서 내린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흰색 치마를 입은 광주에서 온 이서영 어린이(6세)와 녹색 반바지를 입은 대구에서 온 변정준 어린이(10세)에게 각각 꽃다발을 전해받고 사진을 촬영했다.
윤 대통령은 곤색 정장에 옅은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하며 '통합'의 메세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타이를 자주 착용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선택한 옥색 타이는 '희망'과 '번영', '통합'의 의미를 상징한다. 10만~20만원 대로 알려진 이탈리아 브렌드 람브레타의 체사레42 라인 손목시계도 착용하면서 소탈함 또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올화이트 패션으로 윤 대통령의 옥색 타이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순백의 투피스 차림에 3cm가량의 낮은 하얀색 구두를 신은 김 여사는 무채색 패션으로 내조에 전념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 여사의 이날 드레스코드는 '참정권, 새로운 출발'을 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랩스타일로 크게 동여맨 재킷 리본은 한복 저고리를 연상케 하며 단아한 느낌을 자아냈다.
윤 대통령은 진입로 펜스 사이로 손을 내밀고 있는 시민들에 주먹인사를 하며 천천히 이동했다. 입장곡으로는 '위풍당당 행진곡'이 연주됐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 뒤에서 목례하며 시민들과 주먹을 맞대고 걸었다. 무대에 근접해진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차례로 찾아 악수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천안함 생존자 전환수 씨, 장애를 극복하고 피트니스 선수로 재기한 김나윤 씨, '오징어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로 열연한 배우 오영수 씨 등 국민 대표단 20명과 함께 손을 잡고 취임식 단상에 올랐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취임식에는 4만10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직 대통령 중에는 박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도 참석했지만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참석 대상에서 빠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 이후 청와대 개방 행사를 현장 중계로 지켜봤다. 청와대 문이 열리고 시민들이 들어서는 순간이 무대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됐다.
취임식을 마치고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환송한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을 향해 45도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우리는 챔피언'을 배경곡으로 국회 입구까지 걸어서 퇴장한 윤 대통령은 입장 때와 마찬가지로 시민들과 주먹인사를 하며 전진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약 2~3m 떨어져 뒤에서 걸었다.
오후 12시 2분 경 윤 대통령이 탑승한 리무진은 경호원들의 걸음 속도에 맞춰 천천히 국회 앞 대로를 빠져나갔다. 윤 대통령은 차량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시민들을 향해 오른손을 계속 흔들어보였다. 약 2분여 뒤 김 여사도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어보였다. 12시 5분 경 멈춰선 리무진에서 윤 당선인은 카퍼레이드를 하듯 혼자 오픈카 위에 올라서 가벼운 미소로 시민들을 향해 인사했다.
취임식 본무대 앞에 낮게 위치한 T자형 돌출 무대는 윤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설치됐다. 국민에 더 가깝게 다가가고 낮게 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 언급하고 '국민'을 15번 사용한 윤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로 이동해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4시 다시 국회로 돌아와 경축연회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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