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슈퍼위크 첫날…여야 곳곳서 충돌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사청문회 첫날인 2일 후보자의 전문성과 도덕성 등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낙마 1순위'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전관예우(김앤장 고액연봉), 이해충돌, 남편 찬스(배우자 그림 판매 특혜) 등 논란에 대해 '회전문 인사 군계일학', '김앤장 얼굴마담', '전관예우 끝판왕' 등 표현을 빌려 파상공세를 벌였다.

한 후보자는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고문료 등 명목으로 20억원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보면 제가 조금 송구스러운 면이 있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전관예우와 이해충돌, 남편 찬스 등 의혹 대부분은 인정하지 않고 반박했다.

그는 '공직→김앤장→공직→김앤장 이런 식으로 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가 있는데, 그 중 군계일학이 바로 후보자다. 명예로운 1등일까"라고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조롱하듯 말하자 "지금 묻는겁니까"라고 다소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후보자가 김앤장에 있을 때 현직에 있는 후보 후배들이 유권해석을 해줘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줄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같은당 강병원 의원의 지적에는 "그건 너무 나가신 거다. 너무 나가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공직퇴임 후 재산이 43억으로 전관예우 끝판왕'이라는 같은당 남인순 의원의 비판에 "(이전 공직에서) 같이 있던 공무원들이 특정 케이스에 있어 제가 거기에 있어 도와주는게 전관예우라 생각한다. 그런건은 단 한건도 없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자는 배우자가 '남편 찬스'로 전시회를 열고 그림을 팔았다는 주장에 "집 사람은 제가 공직에 있을 때 단 한번도 전시회를 안했다. 제 덕을 보려 했다면 제가 공직에 있을때 전시회를 했을 것"이라며 "거의 프로작가다"고도 받아쳤다.

여야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도지사 재임 당시 추진한 오등봉 공원 민간특례 사업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물론 자료 제출 부실을 비판하면서 고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오등봉 공원개발은 원 후보자의 측근들이 주도하고 지인과 이웃사촌이 스크럼 짜고 해먹은 사업이라는 국민적 의혹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원 후보자는 "87%의 공원부지와 8.9%가 넘는 모든 개발이익이 제주시에 귀속된다"며 "오등봉은 대장동처럼 민간업체에게 공공의 땅 몰아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국 최초의 모범사례로 초과수익환수조항이 들어간 것"이라고 맞섰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일본 관련 과거 행적이 입길이 올랐다. 그는 2013년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열린 일왕 생일파티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초청 유무를 민주당으로부터 추궁 받았지만 답하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다녀와서 1달 후에 '요시다 쇼인의 그림자 아베의 역사 도발에 어른거린다'는 대형 르포 기사를 보도했다. 그 르포가 중요한 것이고, 그게 증거"라며 "초대장을 받고 안 받고가 뭐가 중요한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명박 정권 당시 독도 방문에 전략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글을 쓴 것에 대해 "독도는 일본인들이 과거 관심도 없던 지역이었는데 우리가 실질적으로 지배해왔다. 이를 정치적으로 과시하는 것은 잘못 아닌가"라고 거듭 반문했다.

박 후보자는 전 의원으로부터 "왜 우리 땅에 가는데 비판을 받아야 하나"는 질문을 받고 "비판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만약 장관이 되면 문체위원들과 독도에 가겠느냐"는 질문에 "알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외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에 근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박 후보자 아들 등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외교 분야 전문성을 강조하며 방어전을 펼쳤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불법도박사이트, 페이퍼 컴퍼니 (근무) 등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부합하지 않는 의혹이 있다"며 "엔서스(NSUS) 홀딩스가 작성한 투자제안서에는 장남이 임원의 한사람으로, 사업개발부서 책임자로 명시돼있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윤건영 의원은 박 후보자 아들과 딸이 영어 관련 전형을 통해 대학 입학과 취업을 했다고 지적하면서 "이 땅의 고3과 취업준비생이 보는 수능과 수시, 취업 채용을 보지 않고 간 것이 어떻게 보이느냐"고 힐난했다.

박 후보자는 민주당의 공세에 "사실 여부를 떠나서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 제기되고 논란이 된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고 자세를 낮췄다.

민주당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추 후보자가 론스타 사태 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근무했다는 점을 집중 공격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공약 파기에 대한 입장도 추궁했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고 되파는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라며 "후보자가 맡았던 은행제도과장,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돌아간다면 론스타 결정을 똑같이 할 건가"라고 물었다.

추 후보자는 "저는 아마 당시로 돌아가도 그 시장 상황에 있었으면 그렇게 결정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불법성이나 다른 사사로움이 개진되지 않고 나름대로 공적인 판단을 한다면 실무진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전문성 부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후보자가 탄소중립 달성방안 등 환경부 정책 질의에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회피한다는 이유에서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답변을 보면 책임감이 없어 보이고 전문성도 없어 보이지 않다"며 "장관으로서 장관이 내려야할 결단이 있다. 환경부장관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타부처 장관보다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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