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거리두기 해제 대학로도 해방감…매표소 긴 줄·함성 열기

기사등록 2022/04/30 01:01:00

최종수정 2022/04/30 07:33:43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앞에서 티켓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2022.04.29. akang@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앞에서 티켓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2022.04.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연장 티켓 부스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관객을 맞이한다. 오후 7시를 향해가는 시간 속에, 아직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티켓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북적인다.

정부가 지난 18일부터 사적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면서 시민들이 일상 회복 단계를 밟고 있다. 오는 5월2일부터는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해제된다.

중·소극장이 몰려있는 대학로에도 조금씩 훈풍이 불고 있다. 예스24스테이지에서 만난 손모(21)씨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예전보다 공연을 보러오는 마음이 가볍다"며 "함성도 일부 풀렸고, 객석의 가변석도 없어져 전보다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트원씨어터 앞에서 만난 30대 후반의 김모씨도 "공연장을 꾸준히 찾는 마니아층 외에 일반 관객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다. 유학생 등 외국인들도 이전보다 눈에 띈다"며 "다만 공연장에서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체감이 크지는 않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도 있다. 지하 공간의 좁은 매표소 앞에선 간격을 두고 줄을 서고, 대화를 자제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를 보러 왔다는 이모(20)씨는 "아직은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다"며 "하지만 공연장은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는 생각에 올 초부터 조금씩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튿날인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연극 홍보물이 게시돼 있다. 2022.04.1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튿날인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연극 홍보물이 게시돼 있다. 2022.04.19. [email protected]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사라졌던 공연장의 함성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함께 공연장에서의 함성도 해제됐기 때문이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관객들의 반응을 더 잘 느낄 수 있어 배우들도 힘을 많이 받는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록 뮤지컬 '리지'도 기존에 함성을 금지했으나, 최근엔 커튼콜에서 관객들 자율에 맡기고 있다.

제작사 쇼노트 관계자는 "함성이 금지에서 권고로 변경되면서 예전과 다르게 호응할 수 있게 됐다. 커튼콜에서 배우와 관객이 신나게 호흡하며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 그 열기와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온전히 해제된 분위기는 아니다. 앞서 정부는 함성이 금지는 아니지만 자율적인 권고 수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함성 자제를 요청하는 공연장들도 있다.

대학로에서 만난 20대 후반 이모씨와 30대 초반 김모씨는 "커튼콜에서 함성을 지르는 공연도 있고, 아직 그렇지 못한 공연도 있다"며 "3년여간 마스크를 쓰고 함성을 지르지 않았던 게 어느새 익숙해졌고,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 꺼려하는 관객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튿날인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시민들이 연극을 보기 위해 티켓 예매를 하고 있다. 2022.04.1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튿날인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시민들이 연극을 보기 위해 티켓 예매를 하고 있다. 2022.04.19. [email protected]
제작사들 역시 지난 3년여간 변동이 컸던 거리두기 방침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있다.

대학로에서 공연하는 한 제작사 관계자는 "관객들이 조금씩 느는 추세로 공연이 활성화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이전과 비교하면 요즘은 문진표 작성, 열 체크, 손 소독, 백신 확인 등 관람전에 해야 하는 절차적인 불편함이 없어졌다"며 "방문을 자제했던 일반 관객들도 공연장을 더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객석은 대체로 이미 전 좌석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큰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25일부터 공연장에서의 음식물 섭취가 허용된 부분은 달라진 점이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공연장의 음식물 섭취가 완화되면서 숨통이 조금 트였다. 그동안 객석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편하게 이용해야 하는 로비에서도 물이나 음료를 마실 수 없었고, 안내를 해도 일부 관객들의 항의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여러 불편함이 있었는데 최근 완화된 조치들로 관객들과 부딪치는 지점이 적어졌다"고 설명했다.

극단 초인의 연출가인 박정의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인해 심리적인 해방감이 가장 크다. 확실히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극단이나 제작사)내부에선 코로나19에 여전히 긴장은 하고 있다. 그래도 그동안 조심하며 공연에 목말랐던 분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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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거리두기 해제 대학로도 해방감…매표소 긴 줄·함성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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