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차미. 이아진·정우연 배우. 2022.04.28. (사진=PAGE1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너무 많은 것을 쉽게 부러워하고, 나 자신을 불행하기 만들기도 좋은 세상이에요. 하지만 사소한 것에 감사하기 시작하면 행복하고 감사한 일들 투성이죠. 뮤지컬 차미는 차미호가 진짜 자신을 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도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미호역 이아진 배우)
뮤지컬 '차미'가 이달 서울 플러스씨어터에서 2년 만에 개막했다. 평범한 취준생 '차미호'가 꾸며낸 사회관계망(SNS) 속 완벽한 자아 '차미'가 현실 속에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다.
2020년 초연에 이어 올해 두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차미'는 무대의 공간적 제약을 탈피하고, 현실 동화 같은 이야기의 특성과 캐릭터들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무대를 전면 LED로 교체, 작품의 몰입감을 높였다.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뮤지컬 '차미' 프레스콜이 열렸다. 유주혜·이아진·홍나현, 이봄소리·정우연·홍서영·이채민·조풍래·기세중·안지환· 황순종·박영수·고상호·진태화·차서원이 참석했다.
미호 "너무 쉽게 부러워하는 세상…진짜 나 찾아야"

뮤지컬 차미 유주혜 배우. 2022.04.28. (사진=PAGE1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주연 차미호는 SNS에서는 완벽한 '나' 차미를 만들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심하고 자존감 낮은 평범한 대학생이다. 서로 반대편에 있던 차미와 미호는 점점 가까워지고, 충돌하고, 결국은 하나가 된다. 유주혜·이아진·홍나현이 차미호역을 맡았다. 작품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역할인 만큼 탄탄한 내공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유주혜는 "이렇게 많은 캐스트로 공연을 올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캐릭터 각각의 장점을 다양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무대가 전면 LED로 교체됐는데 작품과 잘 맞는 무대형식이자. 굉장히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이아진은 "SNS에서 많은 것들을 쉽게 소비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것을 쉽게 부러워하고 나 자신을 불행하기 만들기도 좋은 세상"이라며 "하지만 사소한 것에 감사하기 시작하면 행복하고 감사한 일들 투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미는 차미호가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며 "허상을 쫓기보다 소소한 일상에 감사하고 진짜 나를 찾아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차미가 굉장히 유쾌하고 밝은 작품이지만 웃음으로 흘려보내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며 "미호의 본질을 헤치지 않는 것이 숙제였다. 관객이 미호의 서사에 집중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을 준비하며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많은 분들이 위로와 희망을 받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 새로 합류한 홍나현은 "초연 때 사랑해주신 분들 많아서 부담이 됐다"며 "하지만 공연 준비하면서 위로를 받았고, 행복해하며 무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차미 "웃음으로 시작했지만 감동 남아"

뮤지컬 차미 이봄소리 배우. 2022.04.28. (사진=PAGE1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차미'는 '차미호'가 꾸며낸 SNS 속 존재다. 현실 속 차미와 달리 쿨하고 당당하다. 이봄소리·정우연·홍서영·이채민이 차미역으로 나서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대체불가 매력을 선보인다.
이봄소리는 "처음 상견례 하는 날 '제5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에서 '차미'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며 "저 하나가 잘 해서 받은 상이 아니고 좋은 분들과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 새로 합류한 분들도 제정신이 아니더라. 낮가리지 않고 다들 한 그림처럼 완성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차미는 웃음으로 시작했지만 감동이 남는 작품"이라며 "유주혜 배우에게 마흔이 될 때까지만 함께 하자고 했다. 허락되는 한, 계속 만나고 싶은 작품"이라고 했다.
정우연은 "배역들이 모두 진한 각자의 드라마를 가진 작품"이라며 "각자 드라마의 중심을 잡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채민은 "새로 캐스팅돼 부담감이 심했지만 무대 위에 선 배우가 부담감을 느끼면 관객들도 있는 그대로 작품을 느끼지 못한다"며 "떨리는 마음을 숨기며 공연했다"고 했다. 그는 "내가 누군가의 워너비로 보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홍서영은 "유튜브를 통해 차미를 처음 접했는데 보는 사람들도, 무대에 서는 사람들도 행복해 보였다"며 "초반에 부담감도 있었지만 막상 무대에 서고 나니 부담이 아니라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고대 "나로 살아가는 게 가장 어려워"

뮤지컬 차미 조풍래 배우. 2022.04.28. (사진=PAGE1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고대'는 디지털 시대에 동떨어진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차미호를 있는 그대로의 존중하고 아낀다. 김고대역에는 조풍래·기세중·안지환·황순종이 캐스팅됐다. 이들은 차분함 속에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선보인다.
조풍래는 "무대에서 미호를 바라보고 있는 제 모습이 보이면 좋겠다. 뒷모습이라도 미호를 어떻게 바라보는 지가 관객에게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받고 역할의 나이를 보고 고민이 많았다"며 "그래서 그 나이 사람들이 쓰는 용어를 집에서 사용하다 주변에서 안 좋은 소리도 듣고,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무대에 올랐다"고 농담을 던졌다.
기세중은 "유쾌하고 웃기는 장면이 많은데, 그냥 웃기고, 그냥 유쾌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고대는 어떤 한 사람에게 에너지를 줘서 변화의 시작을 만들어주는 역"이라며 "어떻게 하면 미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안지환은 "미호를 보며 자신에 대해 깨닫는 부분이 있다"며 "고대도, 미호도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배우들끼리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황순종은 "요즘은 모두의 어려움은 없다. 개인의 문제가 가장 어렵다"며 "나로 살아가는 게 가장 어렵다. 세상에 치일 때마다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대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진혁 "SNS에 편하고, 자유로운 사진 올릴 것"

뮤지컬 차미 박영수 배우. 2022.04.28. (사진=PAGE1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프린스'로 불리며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지만, 뻔한 삶을 지루해 하는 오진혁역에는 박영수·고상호·진태화·차서원이 열연한다. 등장만으로도 분위기를 바꾸어 놓는 대체불가 캐릭터다.
박영수는 "차미는 코믹한 부분이 많지만 따뜻하고 깊다"며 "배꼽주의, 눈물주의, 감동주의해달라"고 말했다. 또 "초연때 진혁역의 배우가 무대를 휘저었던 장면이 생생하다"며 "호랑이해인 만큼 호랑이같은 연기를 하려고 했는데, 제가 개띠다 보니까 중간쯤 된 것 같다. 좀 더 호랑이 같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고상호는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서 차미를 선택했다. 드라마의 메시지 와 닿더라"며 "그런데 대본 리딩을 하면서 '완전 또라이가 돼야 하는구나' 생각했고 부담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외모적으로 킹카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아무튼 '이 세계에서는 내가 킹카다', '내가 제일 잘생겼다' 최면을 걸고 무대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진태화는 "저희 역할만 초연을 해본 배우들이 없어서 연습 과정에서 결을 잡는 게 힘들었다"며 "그런데 조금 내려놓고 보니까 한결 넓어지고 자유로워지더라"고 말했다.
차서원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SNS에 좀 더 편하고 자유로운 모습,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사진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제 저에 대해, 제가 좋아하는 것 , 사랑하는 것을 올리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어 "재미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개그프로그램을 보면서 여러가지를 시도해봤고, 선배들이 좋아해준 부분만 골라서 공연에 녹여내고 있다"며 "막상 올리고 보니까 저에게 찰떡같은 역할이더라. 행복하고 재미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7월16일까지 서울 플러스씨어터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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