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에너지 정책 정상화' 5대 과제 발표
"신한울 건설 재개·원전 계속 운전으로 비중↑"
"재생에너지도 경제성·산업 고려해 지속 보급"
"전기료, 물가 고려 안 할수 없지만 원가 원칙"
"광물도 자원 안보에 포함…컨트롤타워 마련"
[서울=뉴시스] 고은결 권지원 전재훈 기자 =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전기요금 결정에 대한 원가주의 원칙을 강화한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요금 인상요인은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여 줄인다는 계획이다.
김기흥 인수위 대변인은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기자회견장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에너지 정책 정상화'를 위한 5대 중점 과제를 발표했다.
인수위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합리적 조화, 공급 확대 위주에서 수요 정책 강화, 에너지 시장 기능 정상화라는 기본 방향을 수립했다.
이에 따른 중점 과제를 보면, 우선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과 에너지 믹스(전원별 구성 비율)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적으로 약속한 탄소중립 목표는 존중하되, 실행 방안은 원전 활용 등으로 보완한다.
이에 따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의 계속 운전과 이용률 조정 등으로 2030년 원전 발전 비중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결정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수정하지는 않되, 달성을 위한 경로를 재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직 2030년 NDC 달성을 위한 전원별 비중이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재생에너지는 주민 수용성, 경제성,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 등을 고려해 지속적인 보급을 추진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재생에너지 보급 추이, 전력수급, 계통 안정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감축해 나간다.
인수위는 시장 기반의 에너지 수요 효율화도 추진한다. 전 부문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체계를 강화하고, 산업 부문은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 속도와 비용 등을 고려해 감축 시나리오를 살펴본다.
경쟁과 시장 원칙에 기반한 에너지 시장 구조 확립에도 나선다. 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범위 확대 등으로 한국전력의 독점 판매 구조를 점차 허물고, 다양한 수요 관리 서비스 기업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특히 인수위는 전기요금의 원가주의 요금 원칙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기 생산에 필요한 연료비 변동분을 요금에 반영하는 원칙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기위원회의 독립성·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인력도 강화한다.
이날 브리핑에서 경제2분과 전문위원인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한전의 적자가 5조9000억원에 달하고, 1올해 분기도 비슷한 수준 적자가 예상된다"며 "전기가격 결정에 잘못된 정책 관행을 계속 놔두면 적자 문제가 확대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전기 가격을 독립적으로 원가주의에 입각해 전환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에서 가장 발전단가가 저렴하다고 알려진 원전 비중 확대에 따라 향후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크게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처럼 전기요금이) 너무 급하게 오를 때는 물가 인상 압력을 고려 안 할 수가 없다"며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전기요금 가격은 원가에 입각해 결정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은 다음 정부에서 지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한전의 적자 개선을 위해 내부 자구책도 필요하다는 게 인수위의 시각이다. 박 교수는 "(한전에 대한) 출자에 (논의에) 앞서 한전이 자구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수위는 에너지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원전산업 생태계를 복원해 수출 산업화하고, 태양광·풍력·수소 등 에너지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운다.
원전 생태계 복구를 위해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가능한 조기 재개하고, 원전 기자재 수요 예보제를 도입한다. 또한 한-미 원전 동맹을 강화하고, 원전 수출 추진단을 신설해 원전 10기 수주를 위한 활동도 펼친다.
재생에너지를 산업 경쟁력을 감안해 보급을 추진하고, 태양광, 풍력 등에 대한 R&D 및 실증 확대로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수소 생산 방식 다양화, 해외 수소 생산기지 확보 등으로 국내외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수소 관련 R&D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
인수위는 에너지 뿐만 아니라 자원안보 범위를 핵심 광물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관 협력을 통한 자원 안보 체계와 법제도 구축을 추진한다. 국가자원안보 컨트롤타워 마련과 조기경보·위기대응체계를 구축한다. 민간의 자원 확보 리스크를 줄일 공기업·민간·정부의 협력도 강화한다.
이 밖에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 복지 정책인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도 늘린다. 일자리와 지역경제를 고려해 보상원칙 하에서 석탄 발전 감축도 추진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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