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연설 참석률 저조 비판에…일각, 영웅화 경계도

기사등록 2022/04/15 16:47:38

최종수정 2022/04/15 18:01:43

11일 젤렌스키 연설 때 의원 참석 저조

한인 의용군 "한국 침공 때 거부당할 것"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각 정당 대표등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각 정당 대표등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한국 국회 대상 화상 연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회의원 참석률이 낮았다면서 나라 망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나치게 영웅화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국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 한국 국회의원 50여명이 참석했다. 나머지 240여명은 불참해 빈자리가 많았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했다. 여야 의원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했다. 여야 의원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1. [email protected]
이는 다른 나라 사례와 비교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일본·유럽연합(EU)·영국·독일·프랑스 의회 화상 연설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이후 국회의원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일부 의원은 아래를 향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았다", "무성의한 태도는 국제질서 변화에 무관심한 한국 정치 현실을 보여줬다"는 등 비판이 쇄도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1. [email protected]
우크라이나에 있는 한국인 의용군은 15일 군 제보 창구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국회의원들을 공개 비난했다.

이 의용군은 "부끄럽다. 지금까지 자유세계 국가 중 어느 나라가 우크라이나에 이런 모욕을 주었냐"며 "이 전쟁이 끝나고 많은 국가의 정치인들과 사람들은 당신들의 행동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드리드=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스페인 의회에서 의원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지켜보며 박수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세계 의원들에게 러시아와의 전쟁에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2022.04.06.
[마드리드=AP/뉴시스] 5일(현지시간) 스페인 의회에서 의원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지켜보며 박수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세계 의원들에게 러시아와의 전쟁에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2022.04.06.
그는 또 "일어나지 말아야겠지만 언젠간 대한민국이 침공 당했을 때 당신들의 행동을 말하며 외국의 수많은 나라가 도움을 거부할 수 있다"며 "적이 두려워 아무것도 못하는 정치인들에게 소극적인 자세인 정부에게 저는 그들의 한심함에 역겨움을 토로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을 힐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나치게 영웅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그의 모든 행위를 다 옹호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우상화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부차=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민간인 집단 학살 의혹이 제기된 키이우 인근 부차 마을을 방문해 살펴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군이 한 짓은 전쟁 범죄이며 전 세계가 집단 학살로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04.05.
[부차=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민간인 집단 학살 의혹이 제기된 키이우 인근 부차 마을을 방문해 살펴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군이 한 짓은 전쟁 범죄이며 전 세계가 집단 학살로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04.05.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4일 '우크라이나 사태 평가와 국제질서 변화 전망' 보고서에서 "정치적 혼란을 배경으로 기성 정치를 신랄하게 풍자한 배우 출신의 젤렌스키는 결선투표에서 73%를 넘는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집권 성적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배우 시절의 지인과 친구들인 작가, PD, 영화 제작자 등을 대통령 비서실장, 정보 수장을 포함해 요직에 임명해 인사 난맥상을 보였으며 부정부패 척결과 내전 종식 등 공약의 이행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가입을 공언했으며 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도 안일하게 대응했다. 전쟁 직전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선 지지율은 23%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전적인 푸틴 정권, 러시아와의 적대 관계와 우크라이나 내 친러 세력을 감안하고 미국과 나토의 전략적 셈법을 면밀히 검토해 나토 가입에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러시아의 심장부와 모스크바는 턱밑까지 나토의 안보적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러시아가 이를 방치하기 어려운 이유다.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가입 요구를 즉각 들어주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앞에서 최고 사령관으로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영웅적인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최선의 선택은 냉철한 정세 분석과 전략적 판단을 통해 전쟁을 사전에 막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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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연설 참석률 저조 비판에…일각, 영웅화 경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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