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과거 기고문
"결혼과 출산은 애국" "암 특효약은 결혼"
"여성 환자는 3m 떨어져 청진기 대야"
"여자 '포샵' 심해 도저히 기억할 수 없다"
[서울=뉴시스] 양소리 이지율 기자 = 윤석열 당선인의 '40년 지기'로 새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호영 후보자가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낸 과거 칼럼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12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면서 과거 칼럼 논란에 대해 "의료문제에 있어 그 시점에 일어난 핫이슈에 대해 쉽고 재밌게 풀어 설명하는 성격의 글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연일 확산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과거 결혼과 출산을 '애국'이라고 주장하며 저출산의 원인을 여성 탓으로 돌리는 듯한 기고를 했다.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진의 재취업을 막은 법률을 놓고 조롱의 칼럼을 쓴 것도 뒤늦게 확인됐다. 또한 "남자보다 여자의 '포샵'이 심해 도저히 (얼굴을) 기억할 수 없다"는 등 각종 기고문을 통해 성차별적 인식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12년 10월29일 대구 지역일간지인 매일신문에 기고한 '애국의제 길'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요즘 와서 보면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결혼과 출산이 그 방법"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비율, 즉 '생애 독신율'이란 것이 곧 15%가 될 것이고 가까운 장래에 20%로 올라갈 전망이라고 한다"고 했다. 출산율이 저조한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는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이 폐암 환자의 경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독신인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산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라는 말"이라고도 했다.
정 후보자는 이같은 글이 논란이 되자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칼럼은 10여년 전 저출산 현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개진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과 검토를 통해 인구정책을 준비해나가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 하루 만에 2013년 11월18일 같은 신문사에 기고한 '3m 청진기'라는 제목의 칼럼 또한 논란이 됐다. 그는 당시 아동·청소년 보호법이 개정되며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의 취업과 시설 운영을 제한한 데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정 전 병원장은 해당 칼럼에서 "의사는 3m 떨어져 있고, 여환(여자환자)분은 의사 지시에 따라 청진기를 직접 본인의 몸에 대면 된다"며 "앞으로 여성의 손목에 실을 매어 옆방에서 진맥을 했던 선조들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라고 조롱했다.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책임을 여성 환자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2010년 매일신문에 쓴 '디지털 사진'에서는 "몇 년째 병원 직원채용의 면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제출한 사진과 실제의 인물이 판이하게 다"르다며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심하고 여자의 경우는 미모든 아니든 사진과 실물이 다른데 아마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포샵'(후 보정 프로그램 이름을 딴 유행어)을 한 모양"이라고 비꼬면서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