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증인 사전면담 논란…유동규 측 "구속연장 안돼"(종합)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재판에서 변호인의 증인 사전 면담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은 이성문 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표를 변호인이 증인 출석 전에 면담했다고 지적했고, 변호인은 법률상 보장된 권리라고 맞섰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5명의 20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은 이 전 대표가 지난 4일 진행된 19차 공판기일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했다.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우선 진행됐고, 검찰은 재주신문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사전면담 사실을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김씨 측 변호인과 4일 19차 공판기일 증인으로 출석하기 약 5일 전에 변호인의 사무실에서 약 1시간30분 가량 만났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신문사항에 대해 이렇게 대답해라 등의 말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묻지도 않은 질문에 대답한 이유가 뭔가"라고 물었고, 이 전 대표는 "나도 변호사 출신이다. 이런 취지로 물을 것으로 보여 말했다"고 했다.

변호인은 "증인을 괴롭히는 것이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재반대신문 과정을 통해서 '이 전 대표에게 사실과 다른 진술을 요구하거나 적극적으로 진술하길 요구한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김씨 측 변호인과 만나서 도시개발사업에 대해 설명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의 재반대신문 중에 검찰이 '검찰 신문사항과 전제가 다르다'고 하자 변호인이 '신문 중간에 끼어들지 못하게 해달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또 대법 판결을 인용해 피고인 측에서 증인에게 접근할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서 검찰이 증인을 사전면담하는 것이 파기환송의 이유가 된 이후로 사전면담이 주요 재판의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받아야 할 성과급 50억원을 언급하면서 '수사 및 기소로 인해 검찰 등에서 범죄수익 환수조치를 하게 되면 성과급을 받지 못할 수도 있지 않으냐. 사건 향방에 따라 경제적 이익관계가 변동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이 이 전 대표의 진술 이유를 두고 '김씨 등의 유죄 선고 후 진행될 수 있는 범죄수익환수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공판 때와 같이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성남시가 확정이익을 확보했고, 사업 특성상 리스크가 많았다고 증언했다. 또 "오히려 2000억 이상 이익을 성남시민에게 안겨줘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표는 검찰이 확보한 정영학 회계사의 진술을 두고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대체적으로 김씨 등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증언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 신문이 마친 뒤, 화천대유에서 경영관리를 담당한 상무급 직원 A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리스크가 있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쉽지 않은 사업이었다. 분양받은 사람들은 미분양도 걱정했다"고 답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측 변호인은 "검찰이 추가기소한 뒤로 언론에서 '추가 구속을 위한 절차'라는 보도가 나온다. 이에 대한 의견서를 준비했다"며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월요일(오는 11일 21차 공판) 정도에 적절한 기화기 있을 것이다. 그때 언급하고자 했다"며 다음 기일에 관련 사항을 논의하기로 했다.

가정 먼저 기소된 유 전 본부장은 구속기한 만료(각 심급 6개월)을 앞두고 있다. 검찰이 최근 유 전 본부장을 추가기소한 것을 두고 구속영장 추가 발부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씨 등의 21차 공판은 오는 11일에 진행된다.

김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성남도개공 지분에 따른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특정 민간업체(화천대유)가 부당하게 취득하게 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