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동안의 70여 작품 고향인 수원시민들에 선 보여
25년 강원도 생활...산중의 자연·마을이야기·동심·사랑 등 담아
수해로 쓸려 내려간 작품들 가슴에 묻고 창작활동 재개
[수원=뉴시스]이준구 기자 = 수원 출신의 원로화가 박영복 화백이 지난 2012년 수원미술관에서 제17회 개인전을 연 이래 10년 만에 고향을 다시 찾아왔다.
70여 작품이 전시되는 그의 제22회 개인전이 오는 16일까지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성지빌딩 10층 아트갤러리 '에스파스 라포애'에서 열리고 있다.
25년 전 자연과 산, 그리고 강이 좋아 수원생활을 접고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평창강 기슭에 집을 짓고 훌쩍 떠난 그는 매일처럼 만나는 산중의 자연과 마을이야기, 그리고 동심과 사랑을 그림으로 노래했다.
일상심시도(日常心是道:일상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있는 그대로’가 진리)를 창작의 주제로 자그마한 진실을 마주하고 싶다는 그는 광부가 광맥을 찾아 괭이질을 하듯 미련스러울 만큼 긴 세월을 작품활동에 쏟아부었다고 말한다.
몇 해 전 수마가 할퀴고 가면서 집이 반토막 나고, 자식과도 같은 작품들이 흙더미에 파묻혔어도 그림을 그리는 것 이외에는 다 쓸데없는 짓이라는 결연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70여 작품은 평창의 사계절과 생활상을 담은 일상일기에서부터 사랑 가족 동심 대화 등의 휴머니티가 담긴 다양한 풍경들이다.
박 화백은 "그림이 갖는 세월의 변곡을 하나의 공간에서 다 보여줄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며 "전국을 순회하며 이 동화같은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포부를 말하기도 했다.
그의 오랜 친구인 박성현 경기대 명예교수(전 예술대학원장·문화예술법인 라포에 대표이사)는 "박 화백의 작품 속에는 휴머니즘이 담겨 있다. 연륜이 더할수록 가족과 사랑, 동심 그리고 자연과 인간애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수원의 미술 및 예술문화가 다시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화백은 30세인 지난 1982년 수원크로바백화점 화랑에서 제1회 개인전을 개최한 이래 40년 동안 서울 에콰도르 강릉 평창 원주 수원을 오가며 무려 22차례의 개인전과 300여 회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한 화단의 원로다. 수원고를 나와 동국대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