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2+2' 곧 만기…"무너진 전월세 시장 정비해야"[부동산 긴급 진단②]

기사등록 2022/04/10 06:30:00

최종수정 2022/04/10 10:54:50

서울 입주물량, 전년보다 1만1427가구 줄어든 2만520가구

이사철 앞두고 서울 전세매물 빠르게 소진…최고가 계약도

"다주택자 중과, 임대료 인상해 무주택자 주거비 부담 늘려"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하고 계약 당사자간 자율성 존중해야"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임대차 시장에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새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에 따른 '2+2년' 계약만기가 도래하면서 신규 임대차 계약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전세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울에서는 최근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전세와 월세에서 모두 최고가 계약이 나오는 등 변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전세시장에서 수급불균형, 임대차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 만료기간 도래 등으로 임대차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임대사업자 부활 등 재고주택을 늘리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서울 입주물량 1만1427가구↓…임대차법 2+2년 7월 말 끝나

전문가들은 입주물량 감소와 임대차법에 따른 계약 만료기간 도래 등으로 올해 하반기 임대차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선 집값 안정에 공급(분양)이 중요하듯이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서도 충분한 입주물량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올해 서울의 입주예정물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한다.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1만1427가구 줄어든 2만520가구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는 지난해보다 5029가구 감소한다.

새 임대차법 시행 2년 차가 올해 7월 말에 돌아오는 것도 변수다.

지난 2020년 7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한 차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던 세입자들은 4년(2+2년)간의 전세 계약을 마치고 8월부터는 신규 계약을 맺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집주인들이 전월세상한제에 따른 '임대료 5%이내 인상'을 염두에 두고 신규 계약 때 보증금을 한꺼번에 올리면서 전세시장에서 이중가격을 넘어 '다중가격'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서울의 부동산 업체 밀집 상가.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의 부동산 업체 밀집 상가. 뉴시스 자료사진.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도 보증금이 대폭 오른 신규 전세계약 속출하면서 전세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대차법 시행 후 전셋값 급등…전·월세 최고가 계약 잇따라

실제 새 임대차법 시행 전후로 전국 전세가격 흐름은 극명히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임대차법 시행(2020년 7월31일) 전 3년2개월간 전국 전세가격은 10.45% 상승에 그쳤지만 시행 후 1년 7개월 동안 27.33% 올랐다. 문재인 정부 5년간 누적 상승분의 4분의 3 가량이 임대차법 시행 이후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과거 2년 주기의 임대차계약이 4년(2+2) 주기로 변하고, 5% 상한제로 변경되면서 원활한 전세 물건 소통이 어려워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전세가격은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들어 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에서는 전세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의 전월세 매물은 4만2878건으로 한달 전(5만1295건)과 비교해 16.5% 감소했다.

최근 서울에서는 전세와 월세 모두 최고가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PH129(더펜트하우스 청담) 전용면적 273.96㎡는 지난달 21일 보증금 4억원, 월세 4000만원(6층)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서울 성동구 아크로포레스트 전용 264.546㎡가 기록했던 보증금 20억원, 월세 2700만원(47층)보다 높은 역대 최고가다.

서울의 부동산 한 부동산 업체.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의 부동산 한 부동산 업체. 뉴시스 자료사진.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전용 272.21㎡는 지난달 5일 종전 최고가인 강남구 브르넨청담 전용 219.96㎡의 71억원(5층)보다 보증금이 4억원 높은 75억원(44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등록 제도 활성화, 임대차법 개정 필요"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임대차법 개정을 비롯해 무너진 임대등록 제도를 다시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새 정부도 임대차법을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하고, 임대등록 활성화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새 정부는 무너진 등록임대주택 시장을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또 하반기에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계약들의 만기가 다가오는데 신규 계약을 앞둔 임차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영 건국대 교수는 "다주택자는 주택 임대시장에서 공급의 대부분을 담당한다"며 "전체 가구 중 723만 가구가 민간 임대인으로부터 전셋집을 구해 살고 있는데 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람의 대다수가 다주택자"라고 밝혔다.

이어 "다주택자 중과세는 임대주택 공급을 줄이고, 임대료를 올리며 전세의 월세전환을 촉진해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을 늘린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차기 정부는 민관이 합심해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민간임대시장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와 계약 당사자 사이의 자율성과 유연함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세가격 안착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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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2+2' 곧 만기…"무너진 전월세 시장 정비해야"[부동산 긴급 진단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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