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 문제로 돌연 말 바꿔…여성 여객기 탑승도 제한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여학생 등교 금지를 결정해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여성인권단체 4곳은 27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주일 내 탈레반 정부가 여중·고에서 수업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전역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전날 카불에서 약 24명의 여학생과 여성들이 학교 재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탈레반은 이달부터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지만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교육부는 "여학생들의 복장과 관련해 정부 지도자들이 결정을 내린 후 학교는 다시 문을 열 것"이라며 "이 복장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와 아프간 전통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재집권 후 남학생과 저학년 여학생에게는 차례로 등교를 허용했지만 7학년 이상 중·고교 여학생의 등교는 대부분 막아왔다.
이를 두고 국제인권단체들은 탈레반이 여성의 교육과 취업, 외출 등을 엄격하게 제한한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탈레반의 여학생 등교 금지 결정을 규탄하며 여성의 등교를 즉각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데버러 라이언스 유엔 아프간 특사에게 아프간 당국 및 이해 당사자들과 이 문제에 관해 협의하고 진행 상황을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탈레반 정부는 지난 24일에는 "남성 보호자가 동행하지 않는다면 여성은 여객기에 탑승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조처에 25일부터 카불공항에서 국내선, 국제선 여객기에 타려던 여성 승객 수십명이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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