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전쟁이라 하면 징역형"…러 밖에서 고군분투 '독립언론'

기사등록 2022/03/28 15:46:22

"러 국민들, 관영매체 아닌 정보원에 관심"

"진실 보도 위해 러 밖에서 최선 다할 것"

러 언론통제…정부와 다른 입장 내면 처벌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재한 러시아인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집회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2022.03.27.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재한 러시아인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집회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2022.03.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러시아가 자국 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의 진상을 알리려는 독립언론을 탄압하자 러시아 밖으로 나가 활동하는 언론인이 생겨났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러시아 독립 방송 'TV레인' 특파원 에카테리나 코트리카제는 러시아 인근 국가인 조지아로 피신해 진실 보도를 단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TV레인은 이달 초 러시아 정부가 제정한 '가짜뉴스법'에 따라 모스크바에서 방송을 중단했다. 러시아 상·하원이 지난 4일 자국 군에 대해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행위에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듭 '특별군사작전'으로 명명하며 자국 국민들에게 러시아가 서방세력에 위협받는 우크라이나를 도와주고 있다고 선전해왔다. 가짜뉴스법은 침공의 진상을 알리려는 개인이나 단체에 형사 처벌을 내려 사실상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의미다.

코트리카제는 "이 전쟁을 전쟁이라고 부른다면 15년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서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피신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TV레인의 콘텐츠는 주로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인스타그램 등 주요 소셜 미디어 접속을 차단하고 있지만, 유튜브는 규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정보 접근을 차단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 많은 러시아인들이 TV레인의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국민들은 정부 선전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다른 정보원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가 대다수 러시아 국민들은 우크라이나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데 대한 반박이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는 국민들이 매우 많다"며 "12년 넘게 우리를 지지해 온 시청자들에게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 독립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 타협을 원한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비핵보유국 지위 등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2022.03.28.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 독립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 타협을 원한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비핵보유국 지위 등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2022.03.2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또 지난 26일  가짜뉴스 법의 적용 범위를 넓혔다. 개정된 법안은 "러시아 정부기관의 해외활동에 대해 '고의로 허위 정보'를 유포한 사람들"에게 징역형과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법이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 정보 유포를 처벌하는 것이라면, 새 법안은 '러시아 정부기관의 해외활동'에 대한 처벌이라 언론 통제 범위를 확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는 법 개정 외에도 개별 지시를 내려 자국 매체를 지속적으로 검열하고 있다. 러시아 정보통신감독청 '로스콤나조르'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인터뷰를 재방송하거나 배포하지 말라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TV레인 편집국장을 포함한 러시아 독립언론 단체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돈바스 지역을 놓고 러시아와 타협할 용의가 있으며,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로스콤나드조르는 성명을 내고 "보도에 관련된 기자들을 상대로 '이들의 책임'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검열 소식을 접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텔레그램에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언론인들로 인해 러시아가 공포에 떨고 있다"며 "비극이 아니라면 우스운 일"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러시아 역시 국민들이 자국 상황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음을 알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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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전쟁이라 하면 징역형"…러 밖에서 고군분투 '독립언론'

기사등록 2022/03/28 15:46:2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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