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1분 18초. 12억 원이 순식간에 입금됐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서울옥션블루 소투(SOTWO)도 깜짝 놀랐다. 최근 진행한 이우환의 일명 '대화(Dialogue)' 두 작품이 공동구매 대비 각각 ‘최단’ 시간 ‘1분 18초’ (Dialogue 2019 4)와 ‘최고’ 금액 ‘12억’(Dialogue)으로 조기 마감됐다. 기존 공동구매한 이우환 작품 중에서 가장 큰 금액으로 알려진 작품이었다.
#샤넬 오픈런도 아닌데, 갤러리 앞 텐트까지 등장했다.
최근 서울 평창동 프린트베이커리에서 열린 화가 청신 개인전은 '샤넬 오픈런'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 개막 전날 밤부터 갤러리 근처에 '텐트족'이 등장했다. 그림을 사려고 ‘밤샘 원정’에 나선 사람들이었다. 상업 갤러리에 대기줄이 선 건 미술시장 역사상 처음보는 광경이었다. '선착순 1인당 1점' 대기번호까지 발급됐다. 유명한 작가도 아니라는 점에서 미술시장 사람들은 '해석 불가'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돈 되는 그림에 직진, 사람들이 뛰기 시작했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2022 화랑미술제'는 문을 열자마자 이색풍경이 쏟아졌다. 개막을 알리는 순간, 점 찍어둔 부스를 향해 돌진하며 뛰는 사람들로 '메뚜기떼'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5시간 동안 3850여명이 입장해 북새통을 이뤘고 이 시간에 약 45억 원어치가 팔렸다. 이는 화랑미술제 최고 매출을 올렸던 지난해 화랑미술제 전체 매출 72억원의 50%를 첫날 하루에 넘기는 수치였다. 느긋하게 미술제를 찾은 50~60대 컬렉터들은 "세상 달라졌다"며 아연실색했다.
#인기 작가 신작 작품이 바로 경매에 나온다.
우국원, 장마리아, 김희수, 김선우, 콰야 등 젊은 작가들의 신작들이 경매에 쏟아진다. 길어야 1년전, 불과 몇달전 개인전에서 판매했던 그림들이 벽에 걸리기도 전에 경매장으로 직행한다. 작가들은 허탈하다. 작품에 대한 관심보다 시세차익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 이젠 무섭다고 했다. 작품이 상품으로 전락하는 현상을 보고만 있을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작가나 화랑이 방어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걸까?
소투에 따르면 블루칩 대표주자 이우환 작품 공동구매는 'MZ세대'의 미술 열풍을 확인하는 '1분18초'였다고 했다. 이우환 공동구매 회원 60%는 1980년 이후 출생자인 MZ세대다. 그 중 58%가 여성회원으로 2030세대 여성 고객 파워를 입증했다.
단순히 숫적 공세 뿐만이 아니다. 12억 규모의 공동구매액 중 52%인 약 6억 1000만원을 MZ세대가 구매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58만8292원으로 집계됐다. 50~60만원대는 자유롭게 지갑을 여는 MZ세대의 재테크 문화도 엿볼 수 있다.
해외 미술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미술시장 전문 컨설팅 기관인 아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밀레니얼 세대가 세계 고액 자산가 컬렉터 중 64%를 차지한다. 이들의 미술작품에 대한 지출은 평균 37만8000달러로 전체 세대 중 최고다. 평균 11만8000달러를 쓴 X세대보다 훨씬 높고, 베이비부머들의 4배에 가깝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서울옥션블루 소투(SOTWO)도 깜짝 놀랐다. 최근 진행한 이우환의 일명 '대화(Dialogue)' 두 작품이 공동구매 대비 각각 ‘최단’ 시간 ‘1분 18초’ (Dialogue 2019 4)와 ‘최고’ 금액 ‘12억’(Dialogue)으로 조기 마감됐다. 기존 공동구매한 이우환 작품 중에서 가장 큰 금액으로 알려진 작품이었다.
#샤넬 오픈런도 아닌데, 갤러리 앞 텐트까지 등장했다.
최근 서울 평창동 프린트베이커리에서 열린 화가 청신 개인전은 '샤넬 오픈런'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 개막 전날 밤부터 갤러리 근처에 '텐트족'이 등장했다. 그림을 사려고 ‘밤샘 원정’에 나선 사람들이었다. 상업 갤러리에 대기줄이 선 건 미술시장 역사상 처음보는 광경이었다. '선착순 1인당 1점' 대기번호까지 발급됐다. 유명한 작가도 아니라는 점에서 미술시장 사람들은 '해석 불가'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돈 되는 그림에 직진, 사람들이 뛰기 시작했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2022 화랑미술제'는 문을 열자마자 이색풍경이 쏟아졌다. 개막을 알리는 순간, 점 찍어둔 부스를 향해 돌진하며 뛰는 사람들로 '메뚜기떼'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5시간 동안 3850여명이 입장해 북새통을 이뤘고 이 시간에 약 45억 원어치가 팔렸다. 이는 화랑미술제 최고 매출을 올렸던 지난해 화랑미술제 전체 매출 72억원의 50%를 첫날 하루에 넘기는 수치였다. 느긋하게 미술제를 찾은 50~60대 컬렉터들은 "세상 달라졌다"며 아연실색했다.
#인기 작가 신작 작품이 바로 경매에 나온다.
우국원, 장마리아, 김희수, 김선우, 콰야 등 젊은 작가들의 신작들이 경매에 쏟아진다. 길어야 1년전, 불과 몇달전 개인전에서 판매했던 그림들이 벽에 걸리기도 전에 경매장으로 직행한다. 작가들은 허탈하다. 작품에 대한 관심보다 시세차익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 이젠 무섭다고 했다. 작품이 상품으로 전락하는 현상을 보고만 있을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작가나 화랑이 방어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걸까?
소투에 따르면 블루칩 대표주자 이우환 작품 공동구매는 'MZ세대'의 미술 열풍을 확인하는 '1분18초'였다고 했다. 이우환 공동구매 회원 60%는 1980년 이후 출생자인 MZ세대다. 그 중 58%가 여성회원으로 2030세대 여성 고객 파워를 입증했다.
단순히 숫적 공세 뿐만이 아니다. 12억 규모의 공동구매액 중 52%인 약 6억 1000만원을 MZ세대가 구매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58만8292원으로 집계됐다. 50~60만원대는 자유롭게 지갑을 여는 MZ세대의 재테크 문화도 엿볼 수 있다.
해외 미술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미술시장 전문 컨설팅 기관인 아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밀레니얼 세대가 세계 고액 자산가 컬렉터 중 64%를 차지한다. 이들의 미술작품에 대한 지출은 평균 37만8000달러로 전체 세대 중 최고다. 평균 11만8000달러를 쓴 X세대보다 훨씬 높고, 베이비부머들의 4배에 가깝다.
MZ세대는 왜 아트테크에 꽂혔나
소투 관계자는 "MZ세대는 국내 블루칩 작가인 이우환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작가들까지 아트테크 대상으로 삼는다"고 했다. 조엘 메슬러, 아모아코 보아포, 야요이 쿠사마, 힐러리 페시스 등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도 정보를 습득하고 투자하는 ‘덕테크’에 익숙하다는 것.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 김재욱 대표는 "이는 SNS,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투자 관련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는 것도 배경"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를 소비하고 재확산하는 주요 고객층이 MZ세대"라며 "이들은 기존에 얻기 힘들었던 투자 정보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투자상품을 찾는 것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MZ세대의 핫한 투자 아이템이 된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에는 회원 6000여명이 매월 몰려들어 매출 성장률 250%를 기록중이다.
결국 아는 만큼 보이는게 아니라, '아는 만큼 돈 번다'는 일환이다. 미술투자자문사 마스터웍스(Masterworks)가 현대미술과 금융투자자산의 25년간(1995~2020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미술(1945년 이후 제작 작품) 수익률(14.0%)은 기존 안정적인 전통적 투자품인 '금(6.5%)'보다도 높아 재테크 수단도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재욱 대표는 "미술품은 단순히 구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화에 대한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짐에 따라 자신의 취향을 존중하고 이를 표출하려는 MZ세대의 니즈와 부합하는 것도 작용하지만, 공동구매 또는 조각투자가 등장하면서 고가의 미술품에 대한 가격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미술품 투자에 열광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특히 "미술품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인식되어 있어, P2P와 코인투자에 익숙한 MZ세대가 중장년층보다 고위험군에 속한 미술품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보다 유연한 것도 아트테크 열풍에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국제적인 아트페어나 글로벌 수준의 주요 갤러리들이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 활성화로 해외미술 콘텐츠가 큰 장벽 없이 열리면서 MZ세대의 소비문화가 미술문화로 확장하고 있다.
"돈 된다"...MZ세대가 미술품에 열광하는 이유
16~20일 열린 2022화랑미술제는 역대 최대 매출인 177억원 어치의 판매고를 열렸다. 유명 대형 화랑뿐만 아니라 중소형 화랑들도 예년과 다른 매출 실적을 냈다.
화랑미술제와 키아프(KIAF)를 운영하는 한국화랑협회 김동현 팀장은 "작년부터 진짜로 미술시장 트렌드가 바뀌었다"며 이를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트를 소장하고 컬렉터가 되는 게 이전처럼 정말 부자들이 즐기는 특별한 일이 아니고 모두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즐거움이 되는 느낌이에요."
김 팀장은 "미술 행사에 찾아오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독특한 미술품을 소장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트렌드이고 라이프 스타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방탄소년단 RM 등 연예인 스타들과 셀럽들이 미술쪽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젊은층이 예술쪽에도 눈을 뜨기 시작해 새로운 붐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MZ세대에 인기인 작품들은 유명인의 집에 걸렸거나, 스타가 소장한 작품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다. "MZ세대 컬렉터들은 작가 개인의 역량보다 본인이 선호하는 대중스타(인플루언서)에 의해 대외적으로의 노출 빈도수를 높이는 걸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게 미술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도 한몫했다. 집에 있는 시간도 길어졌고, 인테리어 소비가 대폭 늘면서 동시에 그림을 집에 두고 즐기는 문화 자체가 모든 세대와 성별로 넓혀지고 있다.
김동현 팀장은 "이로인해 예술에 접근을 막았던 허들이 낮아지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새로운 트렌드 중심으로 아트가 부각되면서 네트워크 방식의 틀과 구조도 변모해가는 것 같다"면서 "이젠 기업들도 브랜딩과 프로모션에 아트를 포함한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 역시 미술시장의 대중화를 넓여주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야요이 쿠사마, 카우스 등 블루칩 작가의 작품들이 아트 상품과의 결합되면서 과거 중장년층 컬렉터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보다 친숙한 형식으로 MZ세대에게 다가가는 것도 이유다. 이전 팝아트보다 더 가볍고 단순한 된 필체의 웹툰 스타일 그림이 뜨는 배경이다.
MZ세대, 디지털 문화 온라인 소비세대…NFT도 부담감 없이 접근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기성 컬렉터인 부모세대가 생산세대라면, MZ세대는 소비세대"라며 "이들의 아트테크 접근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부모세대는 신중하고 이성적 소비패턴이라면, MZ세대는 즉흥적이고 감성적 소비패턴 성향이 강합니다. 또한 이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인플루언서 팬덤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있죠."
MZ세대는 디지털 문화권의 주역으로서, 온라인 소비주체다. 가상공간(SNS 사회관계망, 인스타, 블로그, 메타버스 등)의 일상화를 통해, 실물보다 이미지 소비에 익숙한 세대로, 메타버스 혁신 시대의 실질적인 주체적 그룹으로 급부상했다.
NFT와 미술품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가상자산이 코인거래소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암호화폐로 고수익을 올리고, IT기업에서 연봉이 높은 젊은 기업인들의 문화소비 수준도 높아지면서 미술품 투자의 새로운 신규 고객층으로 부각되었다.
국내 미술시장 갤러리의 세대교체 변화와도 맞물렸다. 1세대 창립자에서 2세대 자녀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MZ세대 등장과도 시기적으로 맞물렸다. 이로인해 주요 갤러리에서는 해외 미술품 국내 전시가 늘고 있고, 서울옥션에 이어 올해 케이옥션이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보다 공격적인 미술품 투자 시장의 열기가 높아졌다.
올해 미술시장도 벌써 흥행 예고...프리즈+키아프 등 개최 1조원대 돌파 전망
올해 미술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인 3월 경매는 91% 낙찰률을 보이며 흥행 열풍을 예고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2022년 1분기 경매 결과가 약 184억 증가, 85% 늘어난 실적이다. 서울옥션도 컬렉터층이 젊어졌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가입한 신규 회원 약 3500명중 MZ세대인 30대가 가장 많다.
올해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중 하나인 영국 런던 프리즈(Frieze)가 9월 서울에서 열린다.
화랑협회는 "프리즈와 공동 개최하는 올해 KIAF 아트페어를 통해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아시아 최고 미술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이로인해 국내 미술시장 사상 첫 1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Z세대 미술시장 돌풍속 명과 암 뚜렷...생태계 선순환 대책도 시급
MZ세대 ‘아트테크’ 열풍으로 미술시장 ‘빅뱅’이 시작됐다. 미술 산업을 흔들며 팽창시키고 있다. 하지만 재테크에만 매몰된 과도한 투기 심리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온라인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 중심의 수요층 세대교체 바람의 급물살도 미술시장의 확산세는 긍정적이지만, 지나친 과열 현상은 미술품 투기의혹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여 우려되는 점도 있다"고 밝혔다.
미술시장의 안정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 선순환 시스템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창작자들의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미술 산업을 지원하는 기업에 세제혜택 등 미술품 수집을 장려하는 정책적 뒷받침 등도 요구되고 있다.
김영석 이사장은 "현물에 투자하고 현물중심으로 소비하는 방식을 넘어, 창작가인 작가에 대한 관심과 지속적인 지원책 마련이 급선무"라며 "결국 MZ세대도 머지않아 또 다른 기성세대가 될 것이니, 경매사·화랑 등은 트렌드나 일시적인 유행에 너무 민감한 것보다 MZ세대 열풍 이후를 미리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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