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고갈 늦춰야…운용 지배구조 '손질' 필요성 ↑
'기계적' 주주권 행사에 국민연금 '종이호랑이'로 전락
기금위, 금통위처럼 차관급 전문가 집단으로 개편해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독립성 위해 공사화 추진 필요
의결권 행사 실효성 위해 전문위원들에게 '면책 특권' 줘야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1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3/18/NISI20220318_0018606070_web.jpg?rnd=20220318111338)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새 정부가 들어서며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식을 대대적으로 손질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기업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형식적인 반대에 치우치면서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스스로 주주 가치를 훼손시키고 연금 수익률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금운용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전문가 위주인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모델로 변경하는 안, 한국투자공사(KIC)와 같이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방안 등 국민연금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이는 구상이 업계 전반에서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18일 24명의 인수위원 인선을 완료하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건물 입구에서 현판식을 열었다.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이 가세해 본격적으로 인수위가 가동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관련한 의제도 검토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관련한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았다. 새 정부 정책의 가늠자가 될 만한 요소를 찾기 어려워 이제 막 꾸려진 인수위 내부에서 관련한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 관련 전문가는 경제1분과 위원인 신성환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꼽힌다. 금융연구원장 출신인 신 위원은 한국연금학회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금융학자로, 기금운용본부 전문성과 독립성을 위해 공사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관련 아젠다는 국민연금이 현재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는 만큼 사회복지 분과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주제상 자본시장과 무관하지 않아 경제1분과에서도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주주권 행사…결과는 '종이호랑이'
주로 국민연금이 보건복지부 산하에 놓여 있어 독립적이지 않고 기금운용 관련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위가 사용자, 근로자, 가입자 대표들이 직접 참석해 전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재계와 시민사회계 양측의 비난을 의식해 국민연금은 강력하게 주주권 행사에 나서기를 꺼려했고 결과적으로 정량적이고 기계적인 주주권 행사 방식의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사실상 '자동화'된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정량 평가 위주인 주주권 행사 시스템에 따라 국민연금은 '종이호랑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안건이나 무난하게 통과될 안건에 기계적으로 반대해 무의미한 반대만 늘어난 셈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경계현 DS부문장과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모두 통과됐다. 이외에도 최윤호 삼성SDI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 효성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 등에 반대했으나 무난히 승인됐다. 국민연금은 신한지주 사외이사 전원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다고 결정했다. 라임 사태 등으로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였지만, 신한지주 이사회가 그간 회장의 결정에 대해 수차례 제동을 부문은 감안되지 못했다. 이사 별로도 각기 다른 행동을 했는데도, 결론은 무차별적인 '반대표'였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3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제9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1.12.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금통위 모델에 기금본부 공사화 검토...수탁위원엔 '면책 조항' 부여
현재 국민연금 기금위는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당연직 위원(정부부처 차관) 5명과 함께 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 대표 12명 등으로 구성된다. 기금위 내에서 이해상충이 없는 전문가는 20명 중 2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비상근으로 기금운용 현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구체적으로 기금위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같이 전문가 집단으로 임기를 보장하고 처우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금통위원은 '7인의 현인'으로 통하며 정부 차관급 예우를 받는다. 연봉 3억3420만원(2020년 기준)에 업무추진비, 차량지원비 등 별도로 지급 받는 것까지 합하면 연봉이 5억원에 육박한다.
아울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해 인사와 운영을 법인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공단에서 떼어내 자율성과 독립성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박근혜 정부 때 한 차례 추진됐으나 무산된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금위 운영 방식이 전문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많아 전문가 위원들이 책임을 지고 운영해나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연금 관련된 공약 또한 기금의 수익성에 따라서도 연계돼 있는 만큼 중요도 있게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기구 자체의 개편이 어렵다면 결정 방식이라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편하게 하기 위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개선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감사를 피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반대표를 선택하는 위원들이 많다면 이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왜곡되는 것이며 제대로 된 의결권 행사를 불가능하게 해 스스로 주주 가치를 훼손시키고 결국 연금의 수익률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에) 찬성표를 던지면 감사원 감사를 받을 수 있는 현실에서 수탁위원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소신대로 투표할 수 있도록 '면책' 조항을 부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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