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이용자수 줄어…올해 반등 성공할까

기사등록 2022/03/02 11:06:53

최종수정 2022/03/03 16:46:37

우주패스 공격 마케팅에도 이용자수↓영업적자 지속

2023년 상장 차질 불가피…"상장계획 미뤄질 수 있어"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 4위 전자상거래 기업 11번가의 이용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작년 하반기 아마존 상품 해외직구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왔지만 아직까지 이용자 수나 실적에서 '아마존 효과' 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마존 직구 '우주패스' 마케팅 효과 기대 이하

1일 닐슨코리안클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11번가를 찾은 순이용자 수는 1252만6553명에 그쳤다. 지난해 11월(1374만 8911명) 대비 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11월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연중 최대 규모 할인행사가 몰려있어 한 해 매출이 가장 많은 시기다. 이 때문에 12월과 1월은 상대적으로 매출과 이용자 수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11번가의 감소 폭은 타사 대비 2배 가량 높았다.

지마켓은 지난 1월 순이용자 수가 1133만 2708명으로 작년 11월(1197만6286명)에 비해 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옥션은 906만7303명(11월)으로 5%포인트 떨어졌다. 위메프와 마켓컬리도 지난 1월 순이용자 수가 각각 689만5906명, 249만4654명으로 작년 11월보다 각각 4%포인트 줄었다.

반면 쿠팡과 쓱닷컴 경우 지난 1월 순이용자 수가 각각 2160만1521명, 844만9002명으로 지난해 11월(2115만4852명,838만2589명)에 비해  2%, 1% 늘어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개 11월은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연중 최대 행사를 펼쳐 매출과 이용자 수가 최대치로 늘어난다"면서 "기저효과로 12월과 1월 매출과 이용자 수가 평균 4% 가량 빠지는데 11번가의 감소 폭은 이례적으로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9월 이후 11번가의 순이용자 추이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11번가가 작년 8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줄면서 해외직구 수요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국내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1094억원에서 올해 5조~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직구의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빠르게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업계의 기대감은 컸다.

11번가는 아마존과 협력관계를 맺은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왔다. 지난해 8월 내놓은 월 구독료 4900원의 '우주패스' 상품에 해외 직구족들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의 론칭이 11번가의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뚜렷하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직구족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상품수나 편의성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 작년 8월 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론칭했을 당시 이용자들은 “아마존에서 파는 모든 상품들이 있는 게 아니고, 필요한 제품은 가격이 비싸다”는 반응을 내놨다. 또 미국 아마존에 있는 상품 설명이나 리뷰 등을 그대로 옮겨오면서 불거진 번역 문제도 한계로 지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 년간 이용자 수와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온 11번가 입장에선 아마존과의 협력이 네이버(쇼핑), 쿠팡,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G9)로 굳어지고 있는 '빅3' 구도를 깰 수 있는 카드였을 것"이라며 "그러나 구매할 수 있는 상품 가짓수가 미국 아마존에 비해 현저히 적은데다 아마존의 까다로운 반품 절차가 그대로 적용되다 보니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해외 직구의 편의성이 떨어져 서비스가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작년 실적도 암울…내년 기업공개(IPO) 계획 차질 불가피

이용자 수 하락 뿐 아니라 실적도 암울하다. 11번가는 지난해에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1번가의 작년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5456억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손실은 600여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00억원 가량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번가는 2020년 98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작년 1~3분기 누적으로 37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020년 3분기에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적자가 계속됐다. 적자 폭은 2020년 4분기 14억원에서 작년 1분기 40억원, 2분기 140억원, 3분기 189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8월 말 '우주패스' 구독 마케팅을 펼치며 적자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당장 내년으로 예정된 상장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11번가는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때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H&Q코리아 등에서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023년까지 IPO를 성사시키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1번가는 성장성에 물음표가 붙으면서 수 년 전부터 기업가치가 정체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실적 악화가 계속되는 시점에 무리하게 상장을 준비하기 보다는 투자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상장 시기를 늦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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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이용자수 줄어…올해 반등 성공할까

기사등록 2022/03/02 11:06:53 최초수정 2022/03/03 16: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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