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공정위 "대한항공 반납 운수권, 국내 LCC에만 배분 부적절"

기사등록 2022/02/22 12:10:28

대한항공-아시아나 M&A 조건부 승인

대신 반납 슬롯·운수권 재배분 조치해

"국적 구분 않고 신청 항공사에 배분"

"조선업계 M&A 무산과는 다른 상황"

"항공업계 상황에서 가장 강한 조치"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2.02.2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2.02.2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결정에 따라 반납이 의무화되는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허용 횟수)·운수권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만 배분되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간 항공업계에서는 양사가 반납해야 하는 장거리 노선이 국내 LCC가 진입하기는 어려워 외국 항공사에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것이란 비판이 있었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국장)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슬롯이나 운수권을 배분할 때 국내 LCC에 외국 항공사와 차별적으로 조치를 내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그렇게 되면 외국 당국에서는 해당 나라의 외국 항공사에, 자국 항공사에만 슬롯·운수권을 배분하는 형태로 조치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각국이 그렇게 되면 결합 당사 회사 입장에서는 이중적인 조치들을 다 이행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한 국내외 노선에 대해서는 10년간 신규 항공사의 진입, 기존 항공사 증편 시 반납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10년간 경쟁 항공사의 수요가 없으면 해당 슬롯·운수권을 유지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10년은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항공사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노선에 대한 재배분이나 전체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수 있다. 충분한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노선에 대해 신규 진입하거나 증편하지 않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이 이뤄진 다음에 운수권과 슬롯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조성욱 위원장, 고병희 국장과의 일문일답.

-운수권 배분은 신규 항공사 진입이 있어야 하는데 해당 노선들에 실제로 수요가 있는가.

"(고병희 국장) 공정위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진입 유인을 확보하고 진입 유인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조치가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이다. 그래서 현재 시점에서 공정위가 특정 항공사를 진입시키는 방안도 필요하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 항공 수요가 20~30%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각국 시정조치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한 상황이다.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지금 시점에서 그 노선 하나만 보고 결정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어느 정도 각국의 조치가 확정이 되면 항공사들은 전체적인 노선에서 수익성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지를 고민해 진입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주로 LCC 위주로 중단거리를 하고 있다. 장거리 노선에는 외항사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보여, '외항사 좋은 일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고병희 국장) 국내 LCC들이 장거리를 뛸 수 기재를 갖고 있지 않아 장거리 노선 운항 진입에 애로가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공정위가 어떤 슬롯이나 운수권을 배분할 때 국내 LCC에만 이것을 하라, 이렇게 외국 항공사하고 차별적으로 이렇게 조치를 내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 우리가 그렇게 되면 외국 당국에서는 외국 항공사에, 국적 항공사에만 슬롯·운수권을 배분하는 형태로 또 조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이 그렇게 되면 결합 당사 회사 입장에서는 이중적인 조치들을 다 이행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국내 항공사든 외국 항공사든 그것을 구분을 두지 않고 신청 진입 항공사가 있을 경우에는 슬롯·운수권을 배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10년으로 일단 조치 기한을 정했는데 10년 내에 운수권이나 슬롯을 이전 받을 항공사가 안 나타나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조성욱 위원장) 10년은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항공사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노선에 대한 재배분이라든가 전체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수 있어,  충분한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을 하는 경우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이 이뤄진 그 기업이 운수권과 슬롯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

-공정위의 조치와 상이한 외국 경쟁당국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수정·변경을 대비하는 부분이 있는가.

"(조성욱 위원장) 외국에서도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시정조치가 나갈 텐데 각국의 시장 상황과 소비자,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까지 고려해서 결정이 날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나올 것인지는 지금은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그쪽에서 결과가 나왔을 때 공정위 조치안에서 부합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원회의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이 안을 확정하게 될 것이다."

-해외 경쟁당국 심사와 충돌하면 다시 전원회의를 연다고 하셨는데, 현재 그러면 시정조치 부과된 노선 중에 해외 경쟁당국에서 경쟁 제한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조치가) 빠질 수도 있는 것인가.

"(이하 고병희 국장) 각 나라에서 경쟁 제한성을 판단하고 거기에 대한 조치를 마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국의 소비자들에 대한 미치는 영향일 것이다. 외국의 경우에 소비자들, 외국 소비자들이나 아니면 경쟁 제한성이 없다고 판단을 하는 것과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단을 하는 것은 독립적으로 판단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정조치안은 그대로 나가게 될 것 같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이) 회생 불가 항변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산업은행 쪽에서는 인수합병의 근거로 아시아나가 파산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서 공정위 측에 그 근거를 제시했는가.

"회생 불가 항변은 보통 재무적으로 어려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해서 그게 피인수 기업이 돼서 하는 경우, 기업결합을 하는 경우에 주로 얘기가 된다. 이스타항공의 경우에는 공정위가 회생 불가 항변으로 인정해 3일 만에 처리했다. 변제가 불가능하고, 파산을 눈앞에 뒀다고 보면 긴급하게 기업결합도 승인하고 하는 차원에서 회생 불가 항변을 얘기하는 것이다. 회생 불가 항변은 공정위가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 회사 측이 '우리가 회생 불가 요건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그게 인정되면 적용 예외가 되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당사회사에서는 그렇게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위원회에서 논의를 했고, 인정되지 않았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현대중공업 같은 경우에 유럽연합(EU)의 불승인으로 결국에 무산됐다.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아예 없는 건가.

"굉장히 민감한 질문이라서 제가 예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 조선 건의 경우는 전 세계 시장에서 1위, 2위 업체 간 결합이었다. 그런데 항공 결합 건은 전 세계 시장에서 한 30위, 40위권에 있는 항공사 간 결합이다. 조선 건의 1위, 2위 업체의 결합하고는 특성이 다르다. 또 차이점이 뭐냐면 조선 건은 대부분의 수요자가 유럽에 있어 EU가 굉장히 민감하게 주도적으로 심의를 했다고 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항공 건은 대부분 아웃바운드, 우리 국민들의 아웃바운드 수요다. 우리 국민이 제일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공정위가 주도적으로 했다. 외국 입장에서는 각각의 경쟁당국들은 각국의 한두 개 노선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어쨌든 예단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전원회의 추후 개최에 대한 언급은 외국 당국에서 더 강도 높은 조치가 나오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한국의 아웃바운드 여행 수요가 훨씬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정위에서 가장 강도 높은 조치가 나왔어야 맞는 것 아닌가.

"공정위가 판단할 때 항공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아직도 회복이 안 된 상황에서 공정위가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지금과 같은 조치가 가장 강한 조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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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공정위 "대한항공 반납 운수권, 국내 LCC에만 배분 부적절"

기사등록 2022/02/22 12:10:2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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