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리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펜싱 때문에 울고 웃었다."
배우 김태리가 펜싱선수로 변신한 소감을 밝혔다.
김태리는 9일 tvN 주말극 '스물다섯 스물하나' 제작발표회에서 "촬영 전 5~6개월 정도 금메달리스트에게 배웠다"며 "'이렇게 재미있고 사람을 비참하게 하는 운동이 있구나' 싶었다. 희도처럼 진심을 다해 펜싱 때문에 울고 웃었다"고 털어놨다.
"보나씨랑 같이 펜싱을 배웠는데 계속 져서 분했다. '이기기 위해 어떻게 하지?'라고 연구를 많이 했다"며 "펜싱하면서 매일 희도처럼 일지를 썼다. 실제로 희도 다이어리 소품으로 사용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보나씨가 집에 초대한 적이 있는데, 당시 너무 열정이 넘쳐서 모래주머니를 차고 간 적이 있다. 보나씨한테 계속 지다가 한 판 이겼을 때는 진심으로 울었다"고 덧붙였다.

김태리(왼쪽), 남주혁
이 드라마는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다. 스물둘과 열여덟에 처음으로 서로 이름을 불렀던 '나희도'(김태리)와 '백이진'(남주혁)이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돼 사랑한다. 희도는 고등학교 펜싱 꿈나무다. IMF로 팀이 없어졌지만 포기를 모른다. 열정과 패기로 뭉친 인물이다.
김태리는 '미스터 션샤인'(2018) 이후 4년 여만의 안방극장 복귀다. 당시 이응복 PD와 함께 연출한 정지현 PD와 다시 만났다. "극본이 정말 재미있다. 요새 장르물이 많은데, 이 드라마 극본을 보면서 행복하고 힐링됐다"며 "희도가 굉장히 에너지 넘치고 재미있는데,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한 캐릭터다. 매력도 진짜 많다. 자기 자신한테 확신이 있어서 당당하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역을 맡아 "앞머리를 자르고, 어려지기 위해 열심히 스킨케어도 받았다"며 "의상도 예전 자료를 찾아보고 열심히 고증했다"고 귀띔했다. "조금 많이 내려놓고 (연기)했다. 기쁠 때 진짜 기뻐하고, 슬플 때 진짜 슬퍼한다. 모든 면에서 진심으로 해 내 모습과 닮았다"고 짚었다.
김태리와 남주혁은 광고 촬영을 함께 한 적 있지만 작품에서 만난 건 처음이다. 남주혁은 IMF로 풍비박산 나버린 집안 장남 '백이진'으로 분한다. 억척스럽게 살아가다 스포츠 기자가 된다. 김태리와 케미를 단어로 표현하면 "청춘 그 자체다. 청청하다"고 강조했다.
남주혁은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기 보다, '어떻게 하면 다채롭게 보여줄 수 있을까?' 신경썼다"며 "캐릭터가 어느 하나에 갇혀있지 않고, 색깔을 다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때 상황을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자료,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내 경험을 끌어왔다. 현장에서는 내 멋대로 했다"고 밝혔다. "직접 기자를 만나서 스포츠국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디에 중점을 두고 뉴스를 전달해야 하는지 등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리프팅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계속 체크하면서 했다"고 했다.

정지현 PD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2019) 권도은 작가가 썼다. 권 작가는 김은숙 보조작가 출신이다. 데뷔작인 검블유는 미국영화 '미스 슬로운'(감독 존 매든)을 표절해 비판을 받았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
정지현 PD는 검블유 제작발표회 당시 태도 논란을 의식한 듯 "양해 부탁드린다"며 핸드폰에 적은 내용을 보고 기획의도와 차별점 등을 설명했다. "배우 김태리, 남주혁만으로도 강점이 있다. 두 사람이 가진 감성이 좋고 극본 해석도 잘한다. 준비를 많이 해와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며 "코믹, 멜로, 키스신 등 두 사람이 찍든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다"고 했다.
"극본이 정말 선명하고 좋은 대사가 많다. 배우들이 진심을 다해 표현했다. 오래된 친구들과 옛날 이야기를 하면 들뜨기 마련인데, 우리 드라마를 통해 이를 느끼길 바란다. 누구나 실패하고 성공하고 얻을 게 있으면 잃기 마련인데, 지금 시대도 마찬가지다. 지난날의 나를 추억하고 오늘날의 나를 따뜻하게 위로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12일 오후 9시10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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