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러닝' 자메이카의 무한 도전[동계올림픽 이야기]

[베이징=뉴시스] 안경남 기자 = 1993년 영화 '쿨러닝'으로 소개돼 화제가 됐던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감동을 넘어 기적을 노린다.

월 최고 기온이 매월 30도를 넘는 자메이카는 동계올림픽과는 거리가 먼 나라다. 무더운 기후로 눈이 오지 않아 썰매, 빙상 종목을 훈련할 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메이카가 동계올림픽에 등장한 건 1988년 캘거리 대회였다.

당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은 대회 개막을 5개월 여 앞두고 열대 지방에서 훈련을 시작했고, 메달은커녕 3차 시기에서 봅슬레이가 부서져 실격됐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은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줬고, 영화 쿨러닝의 모티브가 됐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4인승 팀은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24년 만에 다시 동계올림픽 무대에 등장한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처음으로 여자 선수가 출전했던 자메이카는 이번에 남자 4인승, 2인승, 여자 모노봅 1인승 등 전 종목에 출전한다. 자메이카가 동계올림픽 3개 종목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과거 참가에 의미를 뒀다면, 이번엔 메달권에 도전한다.

브레이크맨인 애쉴리 왓슨은 대회 전 "우리는 메달을 원한다. 자메이카의 올림픽 역대 최고 순위는 14위였다. 이번 대회서 최고 성적을 경신해 자메이카 봅슬레이 유망주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최신 장비를 사기 위해 모금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쿨러닝의 탄생도 앞두고 있다.

자메이카는 봅슬레이와 함께 알파인 스키 종목에 처음으로 나선다. 주인공은 벤저민 알렉산더다.

자메이카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15년 스키 입문 7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알렉산더는 "자메이카의 다음 세대에 희망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자메이카의 도전은 썰매 불모지였던 한국 선수단에도 큰 자극이 됐다.

봅슬레이 맏형 원윤종(강원도청)은 "자메이카의 도전 정신은 올림픽 정신에 부함한다. 우리도 자메이카 못지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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