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전원 계측장비 6개 설치해 매일 점검
'24층 천장 붕괴 위험…구조 잠정 중단' 권고
가족들 무너진 건물 진입, 합당한 해명 요구
이용섭 시장 대책 마련 약속에 발길 되돌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현장에 설치한 계측 장비 수치가 위험한 것으로 나타나, 국토안전관리원이 무너진 건물에 긴급 보강 조치가 필요하다며 구조 일시 중단을 권고했다.
2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은 이날 오후 광주 화정아이파크 내 무너진 201동 건물 내 중장비 투입 등 구조 작업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권고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201동 건물 곳곳에 건물 구조 안전을 가늠하는 측정 장비 6개를 설치, 매일 측정치를 점검한다. 이날 점검에선 전날과 다르게 24층 천장 슬래브 측정 수치가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곳곳에 균열 등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수본은 앞서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실종자 2명의 존재가 잇따라 확인된 27~29층 2호실 구역 내 붕괴 잔해물 제거 작업에 소형 굴삭기 2대를 처음 투입했다.
이날 작업은 콘크리트 잔해·철근 더미를 파내거나 들어내며 매몰된 실종자들을 구조할 통로를 만들기 위해 진행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전날과 달리 이날 처음으로 29층을 뚫고 소형 굴삭기 2개가 들어갔다. 25·26·27층에는 안전 보강 조처의 일환으로 지지대를 세워 놨다. 그 수직 하중이 24층에 전해지는데 계측 장비에 기준치가 넘어섰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물에 대한 긴급 보강 조치를 한 뒤 구조하기로 했다"며 "구조 중단 소식에 항의하는 가족들도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수긍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붕괴 사고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지지대를 설치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수색·구조)하려는데 도대체 뭐 하는지 모르겠다. 구조를 지연시키려는 수작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가족들은 배신감에 치를 떤다. 그동안 (중수본 등에) 신뢰를 보냈지만 기망하고 피를 말리려 하는 것이다"라며 반발했다.
결국 피해자 가족들은 '합당한 설명이 있을 때까지 건물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며 오후 7시께 201동 건물 24층에 올라갔다.
일부는 뒤늦은 중수본 측 설명에 수긍하고 발길을 되돌렸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 7명은 "29층에서는 현대산업개발 측 노동자들이 여전히 잔해물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구조마저 주먹구구다"며 현장에서 항의를 이어갔다.
급기야 소식을 들은 이용섭 광주시장,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 고민자 광주소방안전본부장 등이 직접 현장을 찾아 가족들을 설득했다.
이 시장이 "최선의 대책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자 가족들은 오후 11시께 항의 행동을 중단하고 함께 붕괴 건물에서 내려왔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와 구조물 등이 무너져 내려 하청 노동자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다. 붕괴 사흘 만에 지하 1층에서 1명이 발견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5명은 아직 사고 현장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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