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학폭 매뉴얼 사건 인지 직후 선조치(격리 등) 후 조사 원칙도 '무시'
교육당국 사안 인지하고도 안일한 대응 2차·3차 피해로 이어져
[고창=뉴시스]이학권 기자 = 전북 고창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에게 폭력·협박을 가했다는 의혹의 교사가 그동안 유사한 폭력행위를 반복적으로 저질러 왔다는 정황이 나와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앞서 뉴시스는 지난 6일 <고창 한 중학교 교사, 학생 폭행…사건 무마 협박까지>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잇따른 관련 제보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이 학교 해당 교사 A씨에 대해 학교 측에서도 과거 수차례 유사한 일이 반복됐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선 사건의 피해학생인 B군 부모에 따르면 시험감독관으로 들어온 해당 교사가 답안지 교체를 요구하는 B군을 빤히 보면서도 이를 5분 이상 묵살한 일도 있었고 이 때문에 B군은 전학까지 생각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일련의 일들은 단지 B군에게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이 학교의 또 다른 학생 C군은 지난해 5월 교실에 들어온 길고양이를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A교사가 C군에게 달려들어 마스크가 찢겨질 정도로 밀치고 심한 욕설과 함께 손으로 머리를 때린 적도 있었다.
이 내용은 당시 1학년 학부모 단체카톡방에 올라오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공유된 내용이다.
이밖에도 제보된 여러 녹취파일에 의하면 해당 학교의 전·현직 교장 모두 교사 A씨에 대한 문제점을 알고 있었으며 동시에 자질에 대한 의문까지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학교 측에서는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A씨의 일탈에 대해 별다른 조치없이 쉬쉬하는 데에만 급급했다.
전 교장 재직시절 중 학부모 상담 녹취파일에는 "얼마 안 남았지 않나(졸업 때까지)", "어떻게 조치할까도 생각했었지만 여러 가지가 맞물려서 안됐다", "학부모 사이에서 말이 많이 나온다 A교사에 대해서…", "누누히 말(조심해야 한다)을 했지만 본인이 모르더라" 등의 말이 담겼다.
현 교장 역시 학부모와의 상담에서 "지난번에도 일이 있었죠", "교사 A씨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확실하게는 말씀을 못드리겠지만 확실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력사건의 경우 학교 측이 기초사실을 확인한 직후 해당교사를 학생으로부터 분리시켜야 한다는 매뉴얼이 있음에도 전혀 실행되지 않았다.
결국 학교 측의 미온적 태도가 지속되면서 사건을 무마하려는 A교사의 사과 빙자 협박까지 이어지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했고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까지 산산이 부서졌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그러한 내용의 매뉴얼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사안 발생 후 고창교육지원청 담당 장학사와의 협의를 거쳐 후속 조치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고창교육지원청 학생폭력담당 장학사는 "매뉴얼상 선조치(격리·분리 또는 출근 정지) 후 조사가 원칙인 것은 맞지만 당시 진행 상황은 A교사가 B군과 B군 부모에게 사과하는 과정으로 보여 선조치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미흡한 조처가 B군의 2차 피해를 유발한 상황이 됐다.
그 이전 교사 A씨로부터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음에도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던 학교 측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B군 부모는 "사건 발생 직후 학교 측에 사실을 알리고 A교사와의 분리를 요구했지만 묵살됐다"며 "학교 측이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을 쉬쉬하는데만 급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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