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 떠난 도시, 군산의 위기...'실직 도시'

기사등록 2021/12/26 09:46:48

[서울=뉴시스] '실직 도시'. (사진=부키 제공) 2021.12.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실직 도시'. (사진=부키 제공) 2021.12.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실직 도시'(부키)는 군산에 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모습을 담은 르포르타주다.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 가동 중단, 2018년 5월 한국지엠 군산 공장 운영 중단이 이어졌다.

저자인 방준호 기자는 6주 동안 군산에 머물며 그곳의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2019년 7월 둘째 주 '한겨레21' 커버 기사로 소개됐다. 공장이 떠난 뒤 그곳에 남겨진 사람들의 삶이 잔인할 정도로 생생하게 기록돼있다.

매달 지급되던 180만원 실업 급여 지급이 마감되는 순간, 재취업을 희망했으나 결국 치킨집을 차릴 수밖에 없었던 현실, 실직한 남편 대신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아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떠받치던 원룸촌과 상가에 남은 떠돌이 개들, 역사와 문화의 도시에서 기업과 함께 사람들도 빠져나가는 과정 등은 단순히 서쪽 끝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군산 토박이 김성우(가명)는 최근 6개월짜리 계약직에 사인했다. 전기차 기업 '명신'이 새 일터다. 사실 명신에 입사하기 직전 정규직 조건의 사료 공장 면접까지 마친 참이었다. 하지만 명신이 20년 넘게 그가 몸담았던 옛 한국지엠 군산 공장 자리에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마음을 굳혔다. 실직 후 어떻게든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는 생각뿐이었던 그에게 '6개월'이니 '계약직'이니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정순철(가명)은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제조업 기반이 무너진 도시에서 이전 수준이 아닌 그에 버금가는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차선으로 치킨집을 차렸다. 가게에 드는 이런저런 비용과 집세로 퇴직금을 거의 다 썼다. 돈보다 가족과 여유라 생각해 왔지만, 가족을 위해 여유를 포기했다. 여유를 포기하니 가족과 멀어지는 것 같았다. 장사 6개월 차에 몸에 이상이 왔다. 손님을 몰아내고 문을 닫을 수 없어 새벽 1시까지 버티다 응급실에 가서 쓰러졌다. 다음 날 장사를 준비하기 위해 다시 출근해서 양파를 썰었다."

저자는 그곳 사람들의 일상은 어떻게 바뀌어 있는지 궁금해 다시 찾았다. 책에는 그 뒷얘기와 저자의 소회가 담겼다. 그는 "누군가의 혼란이 나의 혼란이 된다는 것은 불행이되 우리를 한데 엮을 공통 감각"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공장이 떠난 도시, 군산의 위기...'실직 도시'

기사등록 2021/12/26 09:46:48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