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최근 언론과 잇달아 인터뷰
美 투자 관련 두려움과 기대감 동시 나타내
반도체 투자 계획은 없어…승계 문제 입장정리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투자와 관련한 두려움과 기대를 동시에 나타냈다.
최 회장은 최근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거의 20년 동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해왔고, 많은 돈과 연구개발(R&D) 노력을 걸었지만 여전히 돈을 잃고 있다"면서 "CAPEX(자본 지출) 규모가 엄청나 가끔은 정말 무섭기도 하다"고 밝혔다.
SK온이 앞서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그는 "그래서 장비 제조업체와 합작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포드와 SK그룹)는 오랜 시간 함께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두 회사가 어느 정도 신뢰를 갖고 있다. 그것이 실제로 약간의 자본 지출을 절약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우리는 시장이 투자에 대한 보상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전기차 시장) 상황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고 나면 모든 사람이 전기 자동차를 갖고 싶어할 것"이라면서 이번 투자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WSJ에 따르면 SK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 등에 약 150억 달러(17조8000억원)를 투자한다. 이 기간 반도체·그린 기술·바이오 제약에 대한 자본 지출은 400억달러(47조3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은 밝혔다.
최 회장은 한편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고 답했다.
그는 "소위 말하는 '전제 조건(precondition)'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팹(생산공장)을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도전"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미국은) 거대한 시장이지만 문제는 인력과 비용"이라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많지만 생산을 위한 기술 엔지니어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최 회장은 그룹 고유의 경영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와 관련해 "우리는 사람들의 행복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사회적 가치'라고 부르는 것을 연구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직원들의 행복 조건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쁜 소식이 있더라도 올바른 방식으로 소통하면 실제로 사람들의 행복 지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아직 기준이 없지만 누군가는 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만의 기준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녀 승계 문제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아들은 아직 어리고 본인의 삶을 살 것이며, 제가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회는 (전문 경영인 등)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제 자녀도 노력해서 기회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녀의 경영 참여에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묻자 "맞다"고 답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최 회장은 '젊은층의 댓글이 많다'는 질문에 대해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그 중에 한 분이 댓글을 달았는 데 '제가 더 잘생겼다'고 했다"며 "저도 제 아이가 더 낫다는 걸 알지만, 내심 안도했다. 물론 농담"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인스타그램 소통에 열심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관련해 경쟁 의식을 느끼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면서 "저는 정말 (인스타그램 활동을) 즐기고 있고, 전혀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인스타그램 활동을 시작했고 팔로어 수가 6만6000명까지 늘었지만, 정 부회장의 경우 72만4000명과 약 10배 차이다.
최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현재 SK그룹은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배출량 1%에 달하는 2억t을 줄이기 위해 투자하고 노력 중"이라며 "우리 기업의 탄소 배출을 위한 투자와 솔루션을 위한 책임 분담, 그리고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저탄소 사회에서는 기회도 많이 있다"면서 "사회적 가치, 경제적 가치를 함께 이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일각에서 이 같은 노력이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환경주의)으로 평가 절하되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그레이' 기업이 어떻게 그린(친환경)으로 전환했는지를 직접 보고 들었다면 그린워싱이라는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정관계 스캔들 이후 정부와의 관계에 변화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기후 변화는 우리 모두의 과제"라며 "정치 논리가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5일 오후 미국 워싱턴DC 교외 샐러맨더에서 현지 시간으로 6~8일 열리는 국제 포럼인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참석차 출국했다.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최종현학술원이 출범한 이 포럼은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학자, 재계 인사 등이 한 자리에 모여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집단지성의 플랫폼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최 회장은 최근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거의 20년 동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해왔고, 많은 돈과 연구개발(R&D) 노력을 걸었지만 여전히 돈을 잃고 있다"면서 "CAPEX(자본 지출) 규모가 엄청나 가끔은 정말 무섭기도 하다"고 밝혔다.
SK온이 앞서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그는 "그래서 장비 제조업체와 합작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포드와 SK그룹)는 오랜 시간 함께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두 회사가 어느 정도 신뢰를 갖고 있다. 그것이 실제로 약간의 자본 지출을 절약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우리는 시장이 투자에 대한 보상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전기차 시장) 상황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고 나면 모든 사람이 전기 자동차를 갖고 싶어할 것"이라면서 이번 투자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WSJ에 따르면 SK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 등에 약 150억 달러(17조8000억원)를 투자한다. 이 기간 반도체·그린 기술·바이오 제약에 대한 자본 지출은 400억달러(47조3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은 밝혔다.
최 회장은 한편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고 답했다.
그는 "소위 말하는 '전제 조건(precondition)'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팹(생산공장)을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도전"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미국은) 거대한 시장이지만 문제는 인력과 비용"이라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많지만 생산을 위한 기술 엔지니어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최 회장은 그룹 고유의 경영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와 관련해 "우리는 사람들의 행복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사회적 가치'라고 부르는 것을 연구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직원들의 행복 조건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쁜 소식이 있더라도 올바른 방식으로 소통하면 실제로 사람들의 행복 지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아직 기준이 없지만 누군가는 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만의 기준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녀 승계 문제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아들은 아직 어리고 본인의 삶을 살 것이며, 제가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회는 (전문 경영인 등)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제 자녀도 노력해서 기회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녀의 경영 참여에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묻자 "맞다"고 답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최 회장은 '젊은층의 댓글이 많다'는 질문에 대해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그 중에 한 분이 댓글을 달았는 데 '제가 더 잘생겼다'고 했다"며 "저도 제 아이가 더 낫다는 걸 알지만, 내심 안도했다. 물론 농담"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인스타그램 소통에 열심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관련해 경쟁 의식을 느끼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면서 "저는 정말 (인스타그램 활동을) 즐기고 있고, 전혀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인스타그램 활동을 시작했고 팔로어 수가 6만6000명까지 늘었지만, 정 부회장의 경우 72만4000명과 약 10배 차이다.
최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현재 SK그룹은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배출량 1%에 달하는 2억t을 줄이기 위해 투자하고 노력 중"이라며 "우리 기업의 탄소 배출을 위한 투자와 솔루션을 위한 책임 분담, 그리고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저탄소 사회에서는 기회도 많이 있다"면서 "사회적 가치, 경제적 가치를 함께 이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일각에서 이 같은 노력이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환경주의)으로 평가 절하되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그레이' 기업이 어떻게 그린(친환경)으로 전환했는지를 직접 보고 들었다면 그린워싱이라는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정관계 스캔들 이후 정부와의 관계에 변화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기후 변화는 우리 모두의 과제"라며 "정치 논리가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5일 오후 미국 워싱턴DC 교외 샐러맨더에서 현지 시간으로 6~8일 열리는 국제 포럼인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참석차 출국했다.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최종현학술원이 출범한 이 포럼은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학자, 재계 인사 등이 한 자리에 모여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집단지성의 플랫폼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