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부사장 매각, 램테크놀러지
신풍제약, 비자금 의혹까지 급등락
메타버스·NFT 테마주에 슈퍼개미 등장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최근 국내 증시에서 가짜뉴스나 테마, 비자금 등 이슈에 일부 종목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박스권 장세가 장기화하자 자극적인 이슈에 투자자들이 빠르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코스피가 약 6개월 만에 3000선이 붕괴된 뒤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그 속에서 일부 종목의 주가가 단기에 급등락하는 상황이다.
최근 논란이 된 종목은 램테크놀러지(171010)다. 가짜뉴스 소동에 주가가 단기에 급등락했다. 전날에도 16.18% 하락 마감했다.
지난 22일 사측을 사칭한 보도자료가 언론에 배포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램테크놀러지가 '촉순도 불화수소 생산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는 뉴스가 나와 투자 수요가 몰렸던 것이다.
이후 사측에서 가짜라는 것을 해명한 뒤 급락했다. 김홍달 램테크놀러지 부사장이 그 과정에서 자사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다시 두자릿수 변동률로 오르내렸다.
또 다른 종목은 신풍제약(019170)이다. 신풍제약은 지난 24일 경찰이 250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혐의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9.36% 급락한 바 있다.
앞서 신풍제약은 먹는 코로나 치료제 '피라맥스'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지난해 9월 주가가 21만4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임상2상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하락했다. 여기에 비자금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다시 지난 26일에는 10.37%오른 3만400원에 마감했다.
'테마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크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2개월 이를 접목한 상장사는 폴라리스오피스와 FSN, 컴투스, 비덴트, 미투온, 드래곤플라이, 중앙디앤엠, 다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수십 곳에 달한다. 이들이 NFT 등 사업에 진출한다는 발표가 나자마자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앞서 한글과컴퓨터(030520)는 지난 6일 29.98% 오른 상한가에 마감했다. 이날 싸이월드와 손잡고 메타버스 서비스와 NFT사업을 공개한다고 발표했는데, 기대감에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체불가능한 토큰(Non Fungible Token)'이라 불리는 NFT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유형이든 무형이든 디지털로 만들 수 있다. 그림과 같은 작품의 무분별한 복제를 막을 수 있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발행 내역을 장부에 기록해 소유권의 변동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엔씨소프트가 게임에 NFT모델을 도입한다는 발표에 3500억원 어치를 매수한 슈퍼개미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그럼에도 주가는 급등락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박스권 장세에서 찾았다. 앞서 역대 최고치까지 질주하던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자, 이슈나 테마 등 자극적인 재료에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묻지마 투자'가 나타날 수 있어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코스피가 빠르게 오르다 보니 작년에 처음 주식을 시작한 주린이(주식 어린이) 입장에선 지금 시장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때 자칫 테마주에 빠지기 쉽다"며 "특히 내년 3월을 앞두고 정치테마주도 극성을 부릴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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