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켓 들고 대장동 의혹 해명…"학예회도 아니고" 불만도(종합)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8일 국정감사장에서 시종일관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피관기감장으로는 이례적으로 피켓을 들어가며 의혹 반박에 적극 나섰고, 계속해서 답변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를 '그분'으로 지칭하며 "그분의 시대는 대장동, 백현, 위례, 성남FC 등을 통해 알 수 있듯 1조원 돈을 만드는 시대를 만들었다"며 "그분의 실체는 시민을 챙긴 지자체장이 아니라 돈을 지배하는 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 때는 민간개발을 주장하더니 시장이 되고 난 이후에는 공영개발을 주장했다"며 "그분의 진면목은 권력과 돈을 교집합 꼭대기에서 내려다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돈 받은 자=범인, 장물 나눈 자=도둑'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올린 이 후보는 "제일 중요한 게 대장동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그분' 하시는데 이거(피켓) 한번 보여드리겠다"며 "세상에 단순한 이치가 있다. 누가 도둑이냐고 얘기를 하면, 장물을 가진 사람이 도둑인 게 맞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아까 (김 의원이) 말한 것 중 제가 무엇을 해 먹었단 취지인데, 분명한 사실은 의원이 소속하고 있던 국민의힘의 과거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공공개발을 막았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답변 내용 및 시간을 두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이 후보는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며 의혹 해명을 이어갔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대법원 재판 당시 변호사비를 대납한 것 아니냐는 야권 주장에는 "변호사비 말씀은 이 자리에서 드리겠다"며 "변호사비를 누구한테 대납을 시켰다 이런 얘기는 아무리 국정감사장이라 하고, 면책특권이 있다고 해도 지나친 것 아닌가.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 대법관과 재판 거래를 했다는 데 상식적으로 제가 2015년에 '내가 나중에 대법원에 갈 것 같다' 해서 미리 준비했단 건 아닐 것 같다"며 "대법원에 13명이 있는데 1명한테 뭘 한다고 해서 되지도 않을 일"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이 측근이며 이 후보에게도 배임 혐의가 있다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주장에 "아이 의원님, 자꾸 막는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그게 진실이 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어진 여당 의원 물음에 대장지구 개발사업을 완전 민영, 민관 공동, 완전 공영으로 진행했을 경우 예상 수익배분액이 나온 피켓을 꺼내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민간개발 하면 (수익을) 다 가졌을텐데 제가 다 뺐겠다고 주장해서 그들이 얼마나 당황했겠나. 제가 원수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는 야권에서 과거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장이자 코마트레이드 직원 박철민씨의 진술서 등을 토대로 유착 의혹을 제기하자, "이래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명백한 허위 사실을 국민들 앞에서 보여주고 이게 정말 국민들이 위임한 권한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 음해하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이라며 "허허허"라며 웃어 보였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국제마피아파 측에 특혜를 주고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가 여러 번 웃어넘기자 야권은 이 같은 태도를 두고 고성을 내며 항의하기도 했다.

다만 이 후보는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진실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하며, "자꾸 학예회 하는 것도 아니고 답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또 이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한 분이 이 지사이고, 실무자는 유동규라고 대부분 국민들이 알고 저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서범수 의원 질의 도중, "대장동을 설계했지만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한 것은 (제가) 아니다"라고 끼어들며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서 의원이 '국민을 대표해서 묻는다. 그만하시라'고 지적하자, 그는 "(국민의힘이) 국민을 대표할 수 있지만, 이 일을 방해한 당사자이기도 하다"고 재차 받아쳤다.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는 야권 주장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시간을 끌어서 정치 공세하는 것"이라며 "저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만들어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오후 재개된 국감에서도 야권 측 의혹 제기에 거듭 반박을 이어갔다.

그는 야권의 배임 혐의 주장과 관련, "이 사건은 배임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황당무계한 일"이라며 "그럼 민간개발해서 100% 민간이 개발 이익을 가지게 한 전국의 모든 자치단체장과 중앙정부 기관의 인허가권자는 다 배임죄겠느냐"고 꼬집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거듭 문제 삼자, 이 후보는 "농협과 삼성증권 계좌로 (변호사비를) 다 송금했고, 송금된 금액은 경찰이 다 조사할 것"이라며 "경찰, 검찰 압수영장 필요 없이 계좌 추적, 조회에 다 동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과거 새누리당 소속 성남시의회 의원들이 대장동 공공개발을 극렬히 반대했다며, 이들의 일부 발언을 발췌한 내용을 담은 또 다른 피켓을 제시했다.

특히 이 후보는 야권이 국제마피아 유착 의혹 공세를 이어가자 "조폭 얘기는 기자회견이나 책임질 수 있는 자리에서 해주시면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고, 이에 김도읍 의원은 "국민은 이 지사의 별명을 고소대마왕이라고 붙여줬다. 기자회견 하면 또 고소하겠다는 취지 같은데 참 옹졸하다"고 비꼬았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이 후보가 답변으로 장광설을 늘어놓으면서 야당으로부터 '5분 질문에 7분 답변하고 이게 뭐냐' '이 지사의 발언 총량을 제한해달라' 등 반발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 후보도 야당 의원들이 자신의 답변을 끊고 끼워들자, '아이 참' '답변하게 해달라' '말을 막는다고 해서 진실이 안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러 차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울러 대장동 개발사업의 공공개발을 막고 민간의 몫을 가져간 것이 국민의힘이라고 주장하며, 이들을 '국힘'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지난해 국감장에서도 경기도 정책홍보비, 옵티머스 펀드 관련 의혹과 관련해 야권의 공격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야권을 '국민의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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