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을 앞두고 기대감으로 비트코인은 5만3000달러 가까이 올랐으나 지난밤 8000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갑작스러운 비트코인 폭락에는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해 대규모 청산이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8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4만3285달러선까지 하락했다. 현재는 4만달러 중후반 선에서 거래되며 지난 일주일간 가파르게 올린 상승분을 반납한 상태다.
앞서 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을 앞두고 최근 4개월 동안의 최고치인 5만296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는 7일(현지시각)부터 비트코인을 기존 공식 화폐인 미국달러와 함께 법정화폐로 인정했다.
하지만 이런 호재에도 비트코인은 갑작스러운 가격 붕괴를 맞았다. 비트코인 가격 붕괴에 대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지만 매도세는 주로 파생상품 시장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지난밤 가격이 하락세로 바뀐 1시간 동안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거래소에서 27억달러(약 3조1393억원)가 청산됐다. 암호화폐 정보 분석업체 스큐(Skew)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의 과도한 레버리지가 대규모 청산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비트코인 하나만 7억5000만달러 이상 청산됐다.
레버지리 거래는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자신이 가진 자금으로 매입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물량을 사기 위해 자금을 빌려 수익을 취하는 투자방법이다. 다만 빚을 내서 하는 투자인 만큼 손실이 날 경우 규모가 클 수 있을 청산도 당할 수 있어 위험도가 높다.
코인텔레그래프마켓 프로와 트레이딩뷰 데이터는 지난밤 비트코인이 심리적 저항선인 5만달러 아래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반 데 포페(Michael van de Poppe) 암호화폐 트레이더는 "4만9500달러를 지지선으로 유지하지 못할 경우 다시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음 지지선은 4만4000달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이 주말동안 시카고상품거래소(CME)선물 상품과의 격차를 좁혔다"면서 "가격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4만달러 중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급락과 함께 번진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장은 밤사이 일부분 진정되며 회복세를 보였다.
자정 무렵 4만3000달러까지 내렸던 비트코인은 얼마 안 가 4만7000달러까지 가격을 올렸다. 오후 들어서는 다소 가격이 밀리며 4만600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지만 추가 하락은 없었다.
암호화폐 유명 온체인 애널리스트인 윌리 우(Willy Woo)는 이번 급락에 대해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로 하루를 열었다'고 전했다. 그는 "잇따른 매도로 인해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청산이 발생했지만 온체인 데이터는 투자자들이 청산을 멈추고 다시 매수 모드로 돌아갔다고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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