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폭스바겐, 벌금 260억→11억으로 감경

기사등록 2021/09/03 17:24:10

최종수정 2021/09/03 17:27:10

2008~2015년 배출가스 조작해 판매

1심 실형 선고됐던 전 사장 집행유예

"차량 프로그래밍, 인식 못 했을 수도"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260억의 벌금형이 선고됐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가 항소심에서 벌금이 대폭 줄었다.

또 1심이 실형을 선고했던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은 집행유예로 형이 감경됐다.

3일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김용하·정총령·조은래)는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VK에 벌금 11억원을 선고했다. 박동훈(69)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폭스바겐 인증 담당자였던 윤모(56)씨에게는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은 AVK에게 벌금 260억원, 박 전 사장은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박씨는 폭스바겐 사장으로 근무하며 윤씨와 공모해 연비시험성적서를 위조해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며 "연비 승인이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판매할 책임을 도외시하고 다른 피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해 엄벌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윤씨에 대해서는 "AVK의 인증담당 부장으로 연비관련 인증 등 주된 업무를 했다"며 "(배출가스 조작) 충분히 인식하고도 상당한데, 시험성적서를 변조하고 조작해 인증업무를 방해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업무상 편의를 위해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당심까지 모든 방면에 변명을 일관해 엄중처벌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2008∼2015년 배출가스가 조작된 유로5 기준 폭스바겐·아우디 경유차 15종, 약 12만대를 국내에 수입·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통제하는 전자제어장치(ECU)에 '이중 소프트웨어'를 달아 실내 시험 시에만 배출 기준을 만족하도록 눈속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AVK는 또 2010년 8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폭스바겐, 벤틀리 등 취급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총 149건의 시험서류를 조작해 이중 75건의 환경인증 및 연비승인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또 국립환경과학원이 7세대 골프 1.4 TSI에 대해 배출허용기준 초과로 불합격 통보를 내리자 AVK가 자동차 엔진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를 몰래 변경해 인증서를 교부받은 사실도 파악해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1심과 달리 2심은 혐의 일부를 무죄로 판단했다. 박 전 사장과 윤씨, AVK에게 적용됐던 유로5 배출허용기준 위반 자동차 수입으로 인한 대기환경보전법 위반과 관세법 위반,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이 무죄가 됐다.

AVK의 배출가스 변경인증 미이행 자동차 수입으로 인한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및 관세법 위반 혐의나 골프 1.4 TSI 관련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무죄 판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무죄의 근거로 박 전 사장이나 윤씨 등이 문제가 된 차량들이 검사 통과를 위해 프로그래밍 됐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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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조작' 폭스바겐, 벌금 260억→11억으로 감경

기사등록 2021/09/03 17:24:10 최초수정 2021/09/03 17: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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